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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담보', 아빠미소가 절로 난다…가족의 탄생

네이버구독_201006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2020년 09월 27일 일요일

▲ 영화 '담보'.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그런데 '담보'가 뭐에요?" "'담'(다음)에 '보물'이 되는 거야."

예고에도 담겼던 아이와 아저씨의 대화는 영화 '담보'를 함축한다. 알고보니 보물이었던 마음의 빚. 악연에서 출발한 가족의 탄생. 유쾌하고 애틋하고 따뜻하다.

1993년 인천,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후배 종배(김희원)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불법체류자 명자(김윤진)의 9살 난 딸 승이(박소이|하지원)을 '담보'라며 데려온다. 허나 명자가 추방되면서 두석과 종배는 얼결에 승이의 입양까지 책임지게 된다. 어느덧 다가온 작별의 시간. 찝찝한 마음으로 아이를 보낸 두석과 종배는 아이가 엉뚱한 곳에 있다는 걸 알게 되자 달려가 승이를 데려와 돌본다. 그렇게, 그들은 가족이 되어간다.

'담보'는 휴먼드라마의 명가라 해도 부족함 없을 JK필름이 음악으로 희망을 찾아가는 여성 재소자들을 그렸던 '하모니' 강대규 감독과 다시 손잡고 선보인 신작. 과연 웃음과 눈물의 황금비율을 탐구라도 하듯 보편적 정서를 움직이는 따뜻한 이야기를 선보여온 베테랑들답다. 속도감 있는 전개로 차곡차곡 감정을 쌓아 마음을 흔든다. 마지막 눈물포인트를 제외한다면, 한결 산뜻하고 담백하기도 하다.

▲ 영화 '담보'. 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채빛 75만원을 받겠다고 아이를 담보로 잡아두다니, '담보'의 출발은 '막장'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영화는 이야기한다. '막장'에서 출발한 인연도 있다고. 누구보다 소중한 인연이 되기도 한다고.

그 중심엔 이래야 돈을 받는다며, 엄마에게서 딸을 빼앗아 온 사내 두석이 있다. "담보야"라고 불리면서도 그게 뭔지도 모르고 똘망한 눈을 빛내는 아이를 그는 잘 마주보지 못한다. 정작 자기는 "담보야"하고 아이를 부르면서도 아이를 마구 대하는 세상엔 막 화가 난다. "니가 사람 새끼냐!" "인간같지도 않은 것들." 그의 분노는 사실 자신을 향한 것이다. 돌고 돌아서 그 자그마한 손을 다시 잡고서야 그는 깨닫는다. 그 미안함과 애틋함이 켜켜이 쌓여 변화한 관계를, 달라진 자신을. 그는, 그렇게 아빠가 된다. 

성동일이 두석으로 분했다. 아니, 성동일이 그냥 두석이다.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구식, 아저씨라 불리는 아빠 그 자체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개딸' 아빠로 두루 사랑받았던 그는 이대로 '국민아빠'에 등극하기라도 할 것 같다. 세상에 찌들었어도 딸 앞에선 누구보다 환히 웃는 아빠의 고단함과 무심함을, 그리고 말로 못할 행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성동일의 '아빠미소'를 유발한 어린 승이 역 박소이를 빼놓을 수 없다. 두말할 것 없는 '담보'의 보물이다. 사랑스럽고 앙증맞고 영특하기까지, 존재 자체가 '담보'의 개연성이 될 만큼 매력이 출중하다. 웃으면 웃는 대로, 울면 우는 대로, 표정을 비울 땐 비어 있는 채로 등장할 때마다 보는 이를 무장해제시킨다.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하지원은 아이와 아저씨가 쌓은 밀도높은 감정선에 자연스럽게 녹아나며 내공을 보여준다. 늘 툴툴거리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남자 김희원이 투닥거리며 분위기를 전환하고, 승이 엄마 김윤진, 깜짝 등장하는 나문희 등이 안정적으로 휴먼 드라마에 힘을 보탠다.

그 시절 쵸코파이가 계속해 눈에 밟힌다. 아마도 '담보' 속 가족들 모두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온기를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날씨보다 더 스산하게 다가오는 2020년의 가을, '담보'의 온기가 더 남다르게 다가온다.

9월 29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 영화 '담보'.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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