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투수 WAR에서 2위를 기록 중인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적어도 아직은, 포스트시즌과 거리가 있어 보였던 토론토는 올해 선전에 포스트시즌 확대까지 겹치며 2016년 이후 첫 가을 무대를 확정지었다. 역시 가장 큰 공신은 에이스 류현진(33·토론토)이었다.

류현진은 시즌 12경기에서 67이닝을 던지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의 뛰어난 성적으로 팀 로테이션을 이끌었다. 토론토 선발진에서 고군분투한 선수였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등판한 12경기에서 9승3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류현진이 등판하지 않은 나머지 경기에서는 22승24패에 머물러 승률 5할이 채 안 됐다. 류현진이 없었다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미 대선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며 유명세를 탄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놀라운 팀 중 하나로 토론토를 뽑았다. 시즌 전 통계 프로젝션에서 예상한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34% 정도로 사실 높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토론토는 이 확률을 100%로 만들며 선전했다. 

다른 언론들이 지적하는 대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빗Pt, 등 팀이 자랑하는 젊고 유망한 선수들의 활약상은 아주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토론토가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은 역시 류현진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활약, 그리고 리그 상위권에 랭크된 불펜 덕이었다는 게 이 매체의 분석이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 원동력은 베테랑 류현진의 엄청난 퍼포먼스 덕이었다”면서 류현진이 162경기 체제 환산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7.0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류현진의 올 시즌 WAR은 뛰어난 편이다. 25일(한국시간) 현재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으로는 3.0으로 셰인 비버(클리블랜드·3.3)에 이어 리그 투수 전체 2위다. ‘팬그래프’의 집계에서도 1.9로 투수 15위에 올라있다. 두 사이트의 집계 방식이 조금 다른 것에서 기인하는 차이인데, 평균치를 내면 리그 TOP 5 수준으로 정리된다.

‘파이브서티에이트’의 평가는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기준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가정에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WAR 7.0이라면 올스타를 넘어 사이영상 레이스에도 이름을 올릴 만한 어마어마한 수치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2019년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투수 WAR에서 7.0을 넘긴 투수는 단 네 명(마이크 마이너·제이콥 디그롬·랜스 린·저스틴 벌랜더)뿐이었다.

한국인 신기록을 세울 ‘기회 자체’도 단축 시즌 탓에 아쉽게 놓쳤다는 의미가 된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인 투수로 가장 높은 WAR을 기록한 선수는 2000년 박찬호로 4.9였다. 지난해 류현진이 4.8로 2위였고 그 뒤를 2001년 박찬호(4.2), 2002년 김병현(4.0)이 따르고 있다. 야수까지 합치면 2010년 추신수(5.9)와 2009년 추신수(5.5)가 1·2위다.

물론 WAR이야 류현진의 남은 시즌 성적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만큼 162경기를 치렀다고 해도 경신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까지 페이스가 워낙 좋았기에 올해는 경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60경기 단축 시즌 체제 속에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이 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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