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재환은 지난 2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홀로 새 세리머니를 했다. 이날 김재환의 안타가 유일했기 때문. 두산은 KBO리그 역대 4번째 팀 최소 안타 승리를 기록하며 1-0으로 이겼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아직 한 발 남았다는 뜻이다."

두산 베어스가 시즌 막바지 분위기를 바꿀 새로운 팀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두산 타자들은 지난 2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안타를 치면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주장 오재일의 주도로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달려보자는 뜻으로 준비했다. 

두산 관계자는 "타자들이 안타를 치고 벤치를 향해 검지를 들어 보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데, 뜻을 물어보니 '아직 한 발이 남았다'는 뜻이라고 하더라.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로 주장 오재일과 함께 선수들이 분위기를 바꿔 보고자 준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처음 세리머니를 시도한 24일 삼성전에서는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두산은 이날 공교롭게도 김재환의 1안타로 1-0으로 이겨 KBO리그 역대 4번째 팀 최소 안타 승리 기록을 세웠다. 그래서 팬들은 김재환의 세리머니가 '단 1안타'를 뜻한다고 해석했는데, 참뜻은 위와 같았다.  

9월 들어 타선이 침체되면서 상위권 싸움에서 밀려났다. 두산은 9월 성적 9승11패1무 승률 0.450으로 8위에 그치면서 시즌 5위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키움 히어로즈와 2위 싸움을 펼치고 있었는데, 김재환-오재일-최주환 등 중심 타선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지는 날이 늘었다. 9월 팀 타율 0.255(718타수 183안타), 장타율 0.361, 95득점, 89타점으로 4개 부문 모두 9위에 그쳤다. 팀 홈런은 11개로 최하위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전체적으로 지금 타격이 안 풀리니까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멘탈이 흔들리고 있다. 칠 공을 정하고 들어가도 안 맞으니까 확신이 안 서는 상황이다. 전력 분석을 해도 확신이 안 서니까 자신감이 많이들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왼쪽부터 최주환, 오재일, 정수빈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함께 세리머니를 즐기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결국 경기를 즐기며 밝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지금은 타격 기술에 변화를 줘서 어떻게 하는 것보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셀카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타며 4전 전승으로 우승한 경험도 떠올렸을 것이다. 올해는 '한 발' 세리머니가 막판 순위 싸움에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세리머니를 시도한 뒤로 두산은 3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26일은 상대 전적에서 2승5패1무로 밀려 있던 키움에 4-0 완승을 거뒀다. 24일에는 김재환 홀로 외롭게 세리머니를 했다면, 이날은 오재일, 정수빈, 최주환, 박세혁 등 안타를 친 선수들이 골고루 세리머니를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결승타를 친 오재일은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최근 팀 분위기가 다운돼 있는데, 다시 올라갈 수 있도록 다 같이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 선수들의 바람처럼 두산은 계속해서 마지막 '한 발'을 장전하며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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