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년 끊임없이 시험대에 오른 르브론 제임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지난 6월 3일(한국 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넛' 빈센트 프랭크 기자는 스타플레이어 5인 이름을 거론했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PO)에서 가장 압박에 시달릴 후보군을 추렸다. 이들 '그릇'이 시험대에 오를 거라 전망했다.

프랭크 기자는 조엘 엠비드(26,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제임스 하든(31, 휴스턴 로키츠) 제이슨 테이텀(22, 보스턴 셀틱스)과 루디 고베어(28, 유타 재즈)를 차례로 꼽았다.

네 선수가 과연 자신을 1옵션에 두고 팀 플랜을 꾸렸을 때 소속 집단을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우승으로 이끌 만한 그릇인지, 올여름 테스트 받을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시험에서 탈락하면 슈퍼스타가 될 수 없다는 메시지였다. 그럼에도 꾸준히 기량(또는 멘털)을 갈고닦아 대권 도전 중심으로 행보를 이어 갈지, 아니면 1옵션 그릇을 지닌 선수 밑으로 들어가 위대한 조력자가 될 것인지 분수령에 들 수 있다는 말씨였다.

이때 3번째로 언급된 선수가 르브론 제임스(36, LA 레이커스)였다. 이미 파이널 우승 3회라는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그래서 더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실망스러운 첫해를 딛고 부활했다. 올해 팀과 개인 성적 모두 호조를 보여 기대치가 확 뛰었다. (팬과 동료, 전문가 기대는) 르브론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만찮은 허들을 넘고 이번 여름 (동부 콘퍼런스에 이어) 서부에서도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7부 능선은 넘었다. 르브론은 27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어드벤트헬스아레나에서 열린 2019-20시즌 NBA 플레이오프 덴버 너기츠와 서부 결승 5차전에서 38득점 16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쓸어 담으며 팀 117-107 승리에 크게 한몫했다. 시리즈 스코어 4승 1패. 

약 8개월 전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 시대 이후 정확히 십년 만에 레이커스 파이널행을 이끌었다.

고교 졸업 뒤 곧장 프로 무대를 택한 열여덟 살 애송이는 어느덧 서른여섯 살 노장이 됐다. 하나 승부처 집중력은 여전하다. 이날도 87-84, 근소한 리드로 시작한 4쿼터에서만 16점을 몰아쳤다. 팀 승리를 홀로 매조졌다.

PO 통산 27번째 트리플 더블을 달성한 점도 눈에 띈다.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인 매직 존슨(30회)을 턱밑까지 쫓았다. 파이널 경험도 기어이 두 자릿 수를 채웠다. 이번이 커리어 10번째다.

르브론은 지난 18년간 치열한 '시험의 삶'을 살았다. 해마다 시험지를 받아들고 문제를 맞닥뜨렸으며 해법을 고민했고 끝내 풀어 냈다. 그러면서 성적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댈러스 매버릭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등 기재(奇才)를 만나 차석으로 밀려날 때도 있었지만 그만큼 경쟁자에게 낙방 쓴잔도 많이 안겼다. 그 과정이 쌓여 NBA 역대 최고 스몰포워드, 나아가 '킹 제임스'라는 영예로운 닉네임이 붙은 레전드가 됐다.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일은 그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익숙해진' 일인 건 자명하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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