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과 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왼쪽부터)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최대한 두 감독의 의견을 수렴했다."

10월 A매치 데이에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두 번 겨루기로 합의한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로 구성된 올림픽 축구대표팀 선수 구성이 어렵게 정리됐다.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친선경기 명단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파울루 벤투, 김학범 두 감독이 모두 참석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무엇보다 선수 구성에서 기 싸움이 대단했다. 해외파는 자가격리 등의 문제가 있어 순수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로 꾸려 두 번의 경기(9일, 12일)를 치러야 한다. 이동경, 원두재(이상 울산 현대),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등을 놓고 두 감독 모두 소유권(?)을 주장했다고 한다.

중재에 나섰던 김판곤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장은 "명단을 발표하기 전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설명드리겠다"라며 입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친선경기다. 두 팀이 서로 겹치는 선수가 상당히 많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벤투, 김학범 감독을 다 모시고 서로 많은 조율을 했다"라고 말했다.

두 감독 사이에 견해차가 있었다는 김 위원장은 "두 감독의 의견을 다 들었고 감독선임소위원회 위원들에게 서면으로 설명 후 중재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래서 A대표팀은 올림픽 대표팀에서 3명 이하의 선수를 차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유럽이나 남미와 달리 한국은 병역 문제 등으로 인해 올림픽이 중요하게 인식되는 편이다. 김 위원장도 이를 지적하며 "두 팀 다 좋은 방향으로 이끌려고 했고 조율이 필요했다. 역사적으로 이런 갈등이 있었다. (2019년) 동아시안컵에서도 같은 갈등이 있었다. 그때는 벤투 감독이 전향적으로 올림픽팀이 훈련과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양보를 했고 올림픽팀은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라고 선례를 전했다.

지난 8월부터 조율했지만, 상황 변화로 어려움이 컸다는 김 위원장은 "두 팀 모두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견을 잘 수렴했다"라고 전제한 뒤 "우선순위는 월드컵이다. 그 이후는 올림픽이다. 두 팀 모두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금은 두 팀 모두 예선전이 없다. 올림픽 팀은 조금 늦게 있지만 지난 1월 이후 한 번도 모이지 못했다. 전력을 한쪽으로 몰리면 훈련, 경쟁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라며 균형잡기에 집중했음을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선 순위는 A대표팀이겠지만 상황이나 여러 가지 비중을 잘 고려해 조율하겠다. 지난 동아시안컵처럼 좋은 조화를 보여주면 좋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하면 위원회가 상호 간의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9월 예정됐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은 내년 1월로 연기됐다. 자연스럽게 12월 A대표팀 소집이 불가피하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은 이번 소집에 대해 분명한 목적을 전했다. 다음 예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12월 훈련 캠프 이후에는 바로 대회에 들어가야 한다. 여러 가지 변수 속 국내 선수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더라. 우리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했다"라고 답했다.

교통정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했다는 김 위원장은 "올림픽팀의 핵심 선수라 다 데려가면 김 감독의 운영이 되지 않는 변수가 있었다. 4명 정도를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도 많이 양보했다. 더 많은 숫자를 말했지만, 최종적으로는 4명까지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했고 조율을 했다. 그래서 최종 3명을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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