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수사. 제공ㅣ쇼박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이 두 차례나 밀린 '국제수사'가 드디어 추석 개봉작으로 베일을 벗었다. 검증된 배우들, 흥미로운 스토리, 시원한 그림까지 예고 했지만, 기대했던 '아는 맛'이 안 나서 아쉬운 코믹수사극이다.

29일 개봉한 영화 '국제수사'는 난생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글로벌 범죄에 휘말린 촌구석 형사 병수(곽도원)의 현지 수사기를 담았다. 가족들과 난생 처음 필리핀 해외 여행을 온 병수는 범죄 조직 킬러 패트릭(김희원)과 엮이면서 살인 용의자가 된다. 자신의 누명도 벗어야 하고, 죽마고우이자 웬수인 용배(김상호)도 구해내야 하는 과정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국제수사'는 실제 범죄상황을 조작해 무죄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셋업 범죄'를 소재로 삼았고, 병수와 용배의 우정에 '야마시타 골드'라는 판타지를 더해 보물찾기 스토리까지 엮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막연해진 시국에 시원한 이국적 풍광까지 더했으니, 예비 관객들로서도 통쾌한 볼거리를 기대할만한 작품이다.

다만 뚜껑을 열어보면 이런 흥미로운 소재들의 짜임새가 매끄럽지 못하다. 촘촘한 구성으로 스토리가 차곡차곡 엮이는 긴장감 넘치는 수사극을 기대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야마시타 골드, 셋업 범죄, 병수와 용배의 관계 등 흥미로운 소재와 인물들이 하나의 스토리로 묶이는 개연성이 떨어진다. 부족한 설명을 관객들이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우기엔 지나치게 많은 신들이 끊기는 느낌이다. 각각의 아이템들이 따로 흘러가면서 이야기는 산만해지고, 결말에서 한 줄기로 모이지 않아 엔딩이 주는 힘이 떨어진다.

특히 아내, 딸과 함께 온 첫 신혼여행에서 낯선 여자, 카지노, 술, 보물에 정신이 팔린 병수는 관객들의 공감과 몰입을 끌어내기엔 매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다. 악역 패트릭 역시 코믹이라는 장르와 악역이 만들어내야 할 위압감 사이에서 목표지점을 잃고 애매한 지점에 있는 인물이다.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과는 별개로 인물들 간의 '티키타카' 역시 웃음을 자아내기엔 다소 아쉬운 구성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소재도 흥미롭고, 비주얼도 화려하고, 볼거리도 많은 이야기에 검증된 배우들의 열연을 더해 날개를 단 듯한 작품이다. 그러나 막상 기대에 차서 보고나면 어쩐지 '재밌다'고 말하기엔 썩 애매한 기분이 든다. 고밀도 수사극에 눈이 높아진 관객들이라면 아쉬움이 남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 전환에 의의를 둔 관객들이라면 시원한 관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29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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