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상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조현상은 스키 선수였다.

'설원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11년간 선수로 뛰었다.

재능을 인정받아 선망하던 대학(한국체대)에 진학했다. 국가 대표 상비군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한계를 느꼈다. 성장선이 뚜렷했다. 본인 말을 빌리면 "눈에 띄는 선수가 결코 아니"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감독님께서 물어보셨어요. '지도자로 갈래, 선수로 계속 뛸래?' 그때 미래를 (처음으로) 깊이 고민했죠. 어느 하나를 딱 결정할 때라고 느꼈거든요. 사실 그렇게 눈에 띄는 (스키) 선수도 아니었고."

현역 생활을 접고 지도자 길을 택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이 막 개막한 즘이었다. 

삶은 꾸준히 쉽지 않았다. 많은 걸 내려놓았다고 여긴 선택도 순조로이 흐르지 않았다. 더 비워야 한다고 채근했다.

"(아는 분 통해서)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일을 했어요. 그리고 바로 군대를 갔죠. 군복무 중 허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의가사 제대를 할 정도로 부상 정도가 컸죠."

"제대하고 한동안 멍하니 쉬었어요. 아무것도 안하고 쉬기만 했죠. (지금 돌아보면) 몸도 마음도 조금 지쳤지 않나 싶어요."

"그런데 참 묘한 게 (쉬기만 하니까) 몸이 너무 찌뿌둥하더라고요. 운동부 생활이 여전히 배어선지(웃음). 그때 헬스장을 찾았죠. 정말 제집 드나들듯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운동에 재미도 붙였고요. 직업병인진 모르겠는데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이 좋더라고요(웃음). 시간이 흘러 어느새 피트니스 선수가 돼 있는 저를 발견했죠."

▲ 조현상(왼쪽) ⓒ 곽혜미 기자
스키 폴(Ski pole)을 쥐었을 때와 달리 기구와 씨름한 시간은 금세 보상받았다.

조현상은 지난 7월 26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린 제2회 'YESKIN SPOFIT(스포핏)'에서 남자 스포츠모델 오픈 종목 우승을 거머쥐었다. 입문 1년 만에 그랑프리 수상 기쁨을 맛봤다.

"스포핏은 지난해부터 꼭 출전하고 싶던 대회였어요. 그런 대회에서 수상까지 하게 돼 정말 영광입니다. 그간 노력했던 시간을 보상 받은 기분이라 더 기뻤어요."

조현상은 기존 피트니스 대회와 스포핏의 차별점을 언급했다. 스포핏은 방송과 뉴스,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노출되는 플랫폼이 다양해 선수에게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선물한다고 힘줘 말했다.

"많은 선수가 그렇겠지만 대회 하나를 준비하기 위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년 땀을 흘립니다. 하지만 준비한 걸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3~5분이죠.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으로, 응축된 퍼포먼스를 보여야 하는 게 피트니스예요."

"스포핏은 방송사가 주관하는 대회라 그런지 확실히 (선수가) 노출되는 통로가 다양해요. (통로가 다양하니) 노출 빈도도 매우 높고요. 정말 내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죠. 준비한 걸 더 많이 표현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어요."

▲ 조현상 ⓒ 곽혜미 기자
피트니스 선수 외에 모델 활동도 열심히다. 조현상은 "스키 선수 시절 너무 주목 받지 못한 게 한(恨)이 된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선수로 뛸 때 주목을 많이 못 받았어요. 그 기간 알게 모르게 외로움이 많이 쌓였던 것 같아요(웃음). (피트니스 쪽으로) 진로를 튼 뒤엔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찾아 주시고 하니까 뭔가 '위로' 받는 느낌이 있죠. 그런 감정 때문에 더 열심히 (선수와 모델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피트니스 선수로서 최종 꿈을 물었다. 연습에 매진해도 한계가 있던 스키어(Skier) 때완 다르게 인생 2막에서만큼은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선수와 모델, 방송 활동을 병행할 계획입니다. 많은 이에게 기억될 수 있는 선수로 남고 싶어요. 그뿐입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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