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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A-스토리]이운재②“최고의 대회는 독일월드컵…노이어보다는 나바스”

네이버구독_201006 박주성 기자, 이성필 기자 jspark@spotvnews.co.kr 2020년 10월 02일 금요일

▲ 이운재

▲ 고개 숙인 이운재

[스포티비뉴스=용인, 박주성 기자 이성필 기자한국 축구 전설의 수문장 이운재(47)는 기적을 이룬 2002 한일월드컵보다 2006 독일월드컵을 자신의 최고 대회라고 꼽았다.

이운재는 한국의 골키퍼 역사상 가장 많은 월드컵에 나갔다. 1994년 미국월드컵,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 그리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무려 4번이나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이운재는 이 4번의 월드컵에서 많은 일을 겪었다. 이 중에서 2006 독일 월드컵을 가장 좋은 월드컵으로 선택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1994년, 2002년, 2006년, 2010년까지 4번이나 갔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월드컵은 2006년입니다. 저에게는 그래요. 제 능력의 절정은 2006년이었습니다. 2002년은 죽기 살기로 살아남기 위해 뛰었던 대회였습니다. 좋은 성적이 나오니 2002년이 가장 좋은 월드컵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 2006년 월드컵에서 ‘월드컵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를 제대로 알았습니다. 16강에는 가지 못했지만 2006 월드컵이 제 능력의 절정을 찍은 월드컵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월드컵은 그 어떤 대회보다 국민들의 많은 기대를 받았다. 2002년 4강이라는 기적을 썼기 때문이다. 또 2002 영웅들인 안정환(44), 이천수(39), 박지성(39), 이운재 등 주축 선수 대다수가 독일월드컵까지 함께해 국민들의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16강 탈락이었지만 결코 실패는 아니었다.

“우리는 3경기에서 많은 팬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쉬움은 있었죠. 1승1무1패였습니다. 2002년에 얻은 것이 있고 2006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 많은 비판이 쏟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는 (2002년에 이어) 다시 16강에 갔습니다. 그 이후 팬들의 기대감이 급격히 높아진 것 같습니다. 다들 월드컵 예선은 당연히 통과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이 굉장히 힘들 거예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독일도 잡았으니 다음 2022 카타르월드컵은 엄청난 기대가 있겠죠. 팬들의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그 과정은 굉장히 험난합니다.”

▲ 1994년 월드컵에 나선 이운재 ⓒ유튜브 캡처

1994년 미국 월드컵에도 이운재가 있었다!

다수의 축구팬은 이운재가 2002년 월드컵에서 갑자기 등장한 선수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무려 1994년 미국월드컵 때 처음으로 전 국민에게 이름을 알렸다. 3차전 독일전에서 교체로 출전했다. 전반에만 3골을 내준 주전 골키퍼 최인영(58)을 대신해 후반에 나섰다. 당시 이운재는 대학생 3학년, 큰 대회 경험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운재의 교체 투입은 한국의 반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후 한국은 0-3으로 지고 있던 경기를 2-3까지 따라붙으며 독일을 위협했다. 후반 7분 황선홍(52)의 칩슛, 18분 홍명보(51)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까지 경기는 한국의 분위기로 흘렀다. 당시 독일의 에이스 위르겐 클린스만(56)은 “5분만 더 있었다면 우리가 졌을 것”이라며 한국의 경기력을 인정했다. 이운재는 뜨거웠던 그 경기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대학생 3학년이었는데 덥다고 느낄 시간이 없었습니다. 너무 시간이 짧았어요. 너무 긴장하다 보니 45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20대 초반이라 45분은 전혀 힘들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죠.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힘들었을 겁니다. 유럽 선수들은 여름에 뛰지 않아요. 그런 날씨에 뛰어본 경험이 거의 없을 거예요.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잘 뜁니다. 조건은 우리에게 좋았어요.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 벤치로 밀려난 이운재

후보로 밀려난 2010, 정성룡에 대한 시선

이운재는 2010년 월드컵에선 주전이 아니라 교체 자원이었다. 이운재가 있었던 골문 앞에는 정성룡(35, 가와사키 프론탈레)이 자리했다. 이운재보다 큰 키에 안정적인 모습으로 허정무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결국 이운재는 단 1경기도 뛰지 못하고 벤치에 머물렀다.

허정무호는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을 달성했지만, 정성룡은 팬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1차전 그리스전에는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아르헨티나전 4골, 나이지리아전에서 2골을 내줬고, 16강 우루과이전에서도 실점을 내주며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운재는 후배 정성룡이 좋은 활약을 했다고 평가했다.

“경험이 없는 친구였습니다. 그리스전에 뛴 게 첫 번째 월드컵 경기였습니다. 세계 최강의 팀과 한 경험이 없었죠. 전 (정)성룡이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을 말하는 게 아니라 중압감이 느껴지는 큰 대회에서 16강이라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죠. 그런 부분에서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위치 선정, 기술적인 면을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 걸 지적하려면 많죠. 그런데 그 대회를 잘 치른 것을 높게 평가합니다.”

이운재는 주전과 벤치 자원을 모두 경험한 골키퍼다. 대부분의 선수가 그렇지만 한국 최고의 골키퍼였던 이운재도 시간이 지나면서 벤치에 앉았고, 대표팀에서 물러나게 됐다.

“주전과 벤치의 마음을 둘 다 이해합니다. 그래도 전 2010년은 정말 후회 없는 대회였습니다. 저에 대한 모든 열정을 태웠기 때문이죠. 그 대회를 가기 전까지 몸이 안 좋았어요. 남아공에 가서 몸이 좋아졌죠. 당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몸을 맞춰놨는데 선택은 감독의 문제입니다. 제가 최선참인데 그걸 또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전 제가 할 수 있는 걸 모두 하고 왔습니다. 경기에 뛰었다면 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었어요.”


▲ 노이어와 나바스(오른쪽)

노이어냐, 나바스냐전 나바스를 선택합니다

현대 축구에는 다양한 골키퍼들이 존재한다. 마누엘 노이어(34, 바이에른 뮌헨)는 기존 골키퍼의 상식을 뛰어넘어 최종 수비수처럼 경기를 뛰기도 한다. 이제 골키퍼는 단순히 골문을 지키는 선수가 아니라 최종 수비 그리고 공격의 출발점이 된다. 현대 축구에서 많은 지도자가 골키퍼에게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하지만, 이운재는 안정적인 골키퍼를 선호한다. 히딩크 감독이 이운재를 선택한 이유는 그가 수비적인 골키퍼였기 때문이다.

“트렌드가 자주 바뀝니다. 큰 맥락을 놓고 보면 2014년 월드컵에서 골키퍼 역할에 2가지 분류가 생겼습니다. 노이어와 케일러 나바스(33, 파리 생제르맹)입니다. 전 나바스를 선호합니다. 축구의 성향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전 노이어가 좀 지나치다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 이해하는데 지나치게 나오면 문제가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수비가 할 수 있는 것도 본인이 합니다. 월드컵이 지나면서 찬반논란이 없어졌습니다. 거의 다 지키는 골키퍼를 선택합니다. 팀을 위해 지키고 헌신하는 골키퍼죠. 거기에 능력이 될 경우에만 빌드업, 스위퍼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이운재는 러시아월드컵 한국-독일전에서 노이어의 실수를 언급했다. 자신이었다면 골문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노이어는 김영권(30, 감바 오사카)에게 실점하며 0-1로 밀리자 중앙선을 넘어와 한국 진영 오른쪽 측면까지 들어왔다. 하지만, 주세종(30, FC서울)에게 볼을 뺏겼고 이는 손흥민의 추가골로 이어졌다. 한국의 2-0 승리, 역사적인 경기였다.

“전 골문에 있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상황마다 다르죠. 당시 독일은 무조건 이겨야 올라갈 수 있었어요. 지고 있었기 때문에 급했을 겁니다. 그래서 골키퍼가 나갔는데 실수가 나온 거죠.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노이어도 나가지 않았을 거예요. 예전에 (김)병지 형도 지고 있는 상황에 나간 것이에요. 그런 건 이해할 수 있어요.”

“한편으로는 지도자들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이어는 그런 능력이 있어 가능한 겁니다. 노이어가 발기술 때문에 유명해진 것이 아닙니다. 슈팅을 기가 막히게 막죠. 일대일, 중거리 슈팅 다 그렇게 막습니다. 그렇게 막고 나서 발기술이 좋으니 인정을 받는 겁니다. 많은 한국 감독은 골키퍼들이 기본적인 것도 못 하는데 다른 걸 요구해요. 그건 문제라고 봅니다. 골키퍼의 기본은 막는 것이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거예요.”

이운재는 공격 지향적으로 바뀌는 축구의 흐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의 답은 간결했다. 골키퍼는 무조건 골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골키퍼는 무조건 잘 막아야 합니다. 아니면 수비를 이용해야 하죠.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지만, 첫 번째는 수비 조율입니다. 그게 골키퍼 첫 번째 임무예요. 두 번째는 기술적인 면입니다. 뒤에서 소리를 지르며 슈팅이 1개도 안 나오면 골키퍼가 호평을 받습니다. 중요한 건 뚫리는 걸 최대한 막아야 하는 거죠. 수비를 이동시켜야 합니다. 그럼 실점할 확률이 줄어듭니다.”

현재 A대표팀은 김승규(29, 가시와 레이솔)와 조현우(29, 울산 현대)가 주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두 명 모두 이운재가 A대표팀에서 지도한 제자들이다. 두 선수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이운재는 미소를 지으며 답을 피했다. 두 선수 모두 본인이 아끼는 후배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표팀은 조현우와 김승규 싸움입니다. 제가 둘의 평가는 할 수 없어요. 조현우는 처음 대표팀 왔을 때 봤던 친구고, 김승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같이 했습니다. 지금 여기서 두 친구에 대해 언급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두 선수가 알아서 잘할 겁니다. 누가 더 낫냐 그런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슷한 스타일인 것 같지만 살짝 달라요. 벤투 감독이 잘 선택할 겁니다.”

<편에서 계속>

스포티비뉴스=용인, 박주성 기자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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