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와 7년 계약이 모두 끝난 추신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감동의 마지막 경기였다. 추신수(38·텍사스)는 충분히 존중받을 만한 커리어를 보냈고, 구단은 이 베테랑을 끝까지 예우했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에 발목이 잡힌 탓에 기대했던 투자 가치 회수에는 실패했음이 분명해졌다.

추신수는 28일(한국시간) 텍사스에서의 7년 계약을 마무리하는 경기에 출전했다. 투혼의 번트 안타를 기록했고, 모든 동료들의 존경을 받으며 시즌을 끝냈다. 추신수는 2014년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520억 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이 경기로 일단 그 7년의 계약 기간은 마무리됐다.

추신수와 텍사스의 관계가 계속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추신수는 베테랑 선수고, 클럽하우스의 리더다. 젊은 선수들의 존경을 받는 선수다. 그러나 텍사스도 언제까지 추신수를 끌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자리를 열어줘야 한다. ‘정’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현 시점에서는 결별 가능성이 조금 더 높게 점쳐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추신수는 7년간 구단에 얼마 정도의 가치를 제공했을까. 추신수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텍사스에서 799경기에 출전, 타율 0.260, 출루율 0.363, 114홈런, 355타점, 52도루를 기록했다. 출루율 0.363은 이 기간 텍사스의 그 어떤 선수보다도 뛰어난 성적이었다. 그는 건강할 때는 분명 좋은 공격 생산력을 제공하는 선수였고, 만 36세 시즌인 2018년에는 올스타까지 선정됐다.

하지만 앞선 상황에서의 부상이 너무 아쉽다. 추신수는 텍사스 계약 초반, 즉 텍사스에 가장 크게 기여했어야 할 시점에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그런데 이것은 대다수 추신수의 자기 관리가 잘못되어서가 아닌, 경기 중 불의의 부상이었다. 공에 맞기도 했고, 뛰다, 슬라이딩하다 다치기도 했다. 어쩌면 몸을 사리지 않는 스타일의 부정적인 작용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2016년에는 48경기 출전에 그치기도 했다.

‘팬그래프’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가치 측정에서도 부상의 여파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추신수는 비교적 건강하게 뛴 2015년(2740만 달러), 2018년(1810만 달러), 2019년(1400만 달러)에서는 충분히 자기 몫을 했다. 하지만 나머지 시즌은 그러지 못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올해도 80만 달러 정도 오히려 손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팬그래프’ 기준으로 추신수는 7년간 WAR 8.8을 기록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으로는 8.4다. ‘팬그래프’는 8.8의 WAR을 총 7030만 달러(약 821억 원)로 산정했다. 결국 7년 기준으로 약 700억 원의 가치가 미달됐다는 것이다.  

물론 추신수가 기록 이상으로 팀에 헌신한 것이 많으며, 마지막 3~4년은 팀의 리더로 활약하며 금전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 것도 사실이다. 부상은 열심히 뛰다 다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한 팀에서 7년을 뛰는 선수도 보기 드문 게 사실이고, 특히 그것이 7년 FA 계약이었다면 완주 자체의 사례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텍사스가 마지막 순간 추신수에 최대한의 예우를 다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다만 그런 무형적 가치를 모두 포함하더라도 1억3000만 달러는 너무 멀리 떨어진 채 계약이 끝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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