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전승을 거듭하며 리그 9월 최고 승률을 달성한 kt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t는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리하며 9월 일정을 19승7패(.731)로 마쳤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월간 성적 7할 이상을 기록했다. kt가 월간 승률에서 1위에 오른 건 7월(.714) 이후 두 번째다.

사실 체감상으로는 다소 의외일 수도 있다. 시즌 중반까지 팀을 지탱하던 타선의 힘이 다소 떨어졌기 때문이다. 7월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경기력은 아니었다. 그러나 저력이 있었다. 접전에서 계속 승리를 거두며 차곡차곡 승리를 쌓았다. 9월 한 달의 kt는, 코너에 몰아넣고 때리고 때려도 넘어지지 않는 불굴의 복서였다.

kt는 9월 들어 19승 중 절반이 넘는 9승이 역전승이었다. 9번의 역전승 또한 리그 1위다. kt는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2승5패(.286)로 리그 2위를 기록했고,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선는 3승5패(.375)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반대로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는 13전 전승을 거뒀다.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고, 7회까지 뒤지고 있거나 동점 상황인 경기에서도 6승을 거두며 경기 중·후반의 지배자로 등극했다.

9월 들어 kt가 시원시원하게 상대를 대파하는 경기는 별로 없었다. 상당수가 접전이었고, 고비도 있었다. 그런데 이 고비를 이겨내면서 kt의 현재 승률이 결코 운이 아닌, 진짜 실력임을 입증해냈다.

9월 4일 수원 SK전에서는 배정대가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중반 일정의 고비였던 9월 12일 수원 한화전에서는 2-4로 뒤지던 경기를 9회 3점을 뽑고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kt 코칭스태프는 자칫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에서 큰 경기를 잡았다고 평가한다. 15일 수원 삼성전에서 에이스인 데스파이네를 내고도 진 kt는, 16일 경기에서 11-6으로 승리하고 흐름을 돌려놨다. 이 경기는 향후 이어지는 연승의 발판이 됐다.

3위 싸움의 분수령이었던 9월 27일 수원 LG전에서도 상대 마무리인 고우석을 무너뜨리고 9회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LG에 두 판을 모두 줄 위기였던 kt는 여기서 기사회생하며 ‘2위 침공’의 조건을 만들었다. 29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6회까지 1-1로 맞섰으나 경기 막판 3점을 뽑고 승리했고, 30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상대 마무리 오승환을 공략해 기어이 연장 역전승을 거뒀다. 대단한 집중력이었다.

이제 kt는 막연하게만 느꼈던 포스트시즌의 기운을 강하게 느낄 위치에 올라왔다. kt는 남은 25경기에서 절반(12승) 정도만 이겨도 정규시즌 80승을 기록한다. 시작하는 위치가 문제일 뿐, 80승은 포스트시즌 진출의 보증 수표다. 설사 5할을 못 한다고 해도 일단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은 매우 유력해졌다. 가을에 굶주린 이 헝그리 복서는, 시즌 초반 몰렸던 코너를 완전히 벗어나 이제 링 가운데로 돌진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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