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와 SK의 탈꼴찌 전쟁도 KBO리그 10월을 보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트래직 넘버를 세는 게 사실 큰 의미가 없는 레이스였다. 7월이 시작되기 전 SK와 한화의 운명은 이미 결정됐다고 보는 게 맞다. 그만큼 부진했다. 이제는 누군가는 9위, 누군가는 10위가 되는 싸움이다. 그래서 긴장감 넘치는 총력전은 계속된다.

한화와 SK는 차례로 포스트시즌 탈락을 확정했다. 트래직 넘버가 모두 사라졌다. 두 팀이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적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포스트시즌에는 갈 수 없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에 빠진 두 팀은 서로 다른 이유로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끝내 반등하지 못했으며 결국은 비극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지난해도 하위권이었던 한화는 올해 승부를 걸었으나 객관적인 전력에서의 열세만 절실하게 실감했다. 팀은 노쇠화됐고, 부상은 잦았으며, 젊은 선수들은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88승을 기록한 SK의 추락은 리그를 다른 의미에서 놀라게 했다. 몇 년 동안 곪아왔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수면 위로 떠올랐고, 여기에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까지 발목을 잡았다.

일단 상징적인 의미가 너무 큰 ‘100패’ 위협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 24경기를 남기고 있는 한화는 5승을 더하면 일단 100패 위협에서 탈출한다. SK는 사실상 100패는 면하는 흐름이다. 그러나 한화가 9월 들어 나쁘지 않은 경기력으로 성적을 끌어올리면서 두 팀의 탈꼴찌 전쟁이 재점화됐다. 꼴찌는, 상징적인 망신이 크다. 전례를 보면 책임져야 할 사람들도 많아졌다.

영원히 10위일 것 같았던 한화가 후반기 들어 조금씩 기운을 찾으면서, SK와 한화의 경기차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였다. 9월 9일에는 두 팀의 격차가 1.5경기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농군 패션으로 의지를 다진 SK는 10일과 11일 열릴 대전 2연전을 모두 잡으며 10위에서 멀어진다. 그렇게 한동안 다시 경기차가 벌어졌다. 그런데 최근 SK가 부진하면서 다시 경기차가 줄어들더니, 9월 말 현재 다시 1.5경기차가 됐다.

한화는 9월 들어 11승14패1무(.440)를 기록했고, 반면 SK는 8승18패에 머물면서 흐름 자체도 한화가 기세를 탔다. 남은 경기에서 순위가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을 격차다. SK는 그간 한화와 맞대결에서 확실한 우위(11승4패1무)를 점하면서 쫓아오는 한화를 걷어찼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앞으로 더 이상 맞대결이 없다. 상위권 팀들과 잔여경기는 비슷하게 남은 편이다. 가을의 중심인 10월, 그들만의 전쟁이 이제 시작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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