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 제공ㅣ빅히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음원 발표 시각을 두고 새로운 공식이 나오고 있다. 관례로 여겨지던 '오후 6시'가 깨지고, '금요일 오후 1시'가 대세로 떠올랐다.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는 K팝 아이돌을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8월 21일 발표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 몬스타엑스 출신 원호가 지난달 4일 발표한 데뷔 앨범 '러브 시노님#1 : 라이트 포 미', 슈퍼엠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첫 정규앨범 '슈퍼 원', 블랙핑크가 지난 2일 발표한 첫 정규앨범 '디 앨범'. 이 앨범들이 세상에 나온 시각은 모두 금요일 오후 1시(한국시각)다. 

▲ 블랙핑크. 제공ㅣYG엔터테인먼트

K팝 아이돌은 왜 스트리밍이 몰리는 오후 6시를 포기하고 금요일 오후 1시에 음원을 발표하게 됐을까. 이는 빌보드 차트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금요일 오후 1시는 미국 동부 시각으로 금요일 0시. 매주 금요일 0시부터 다음 주 목요일 23시 59분까지의 음악 소비량으로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집계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이미 미국 팝 시장에서는 금요일 신곡 공개가 관례다. 케이티 페리, 두아 리파, 마일리 사이러스, 드레이크 등 해외 유명 팝스타들도 금요일에 음원을 발매했고, 위너, 유니버셜, 소니뮤직 등 세계적인 음반사들은 '뉴 뮤직 프라이데이'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활약 중인 K팝 아이돌 역시 현지 전략에 뛰어든 셈이다. 

실제 놀라운 성과도 나타내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 100 차트 2주 연속 1위 이후, 최신 차트(10월 3일 자)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슈퍼엠은 첫 정규앨범으로 빌보드 200 2위를 달성, 글로벌 상승세를 이어간다. 첫 정규앨범이 아직 집계되지 않은 블랙핑크는 선공개 곡 '아이스크림'으로 빌보드 핫100 13위로 진입, 글로벌 저력을 증명했다. '아이스크림'도 지난 8월 28일 금요일 오후 1시에 발표된 곡이다. 원호도 솔로 데뷔 앨범으로 아이튠즈 앨범 차트1위에 이름을 올려, 솔로 가수로서 글로벌 존재감을 나타냈다.

▲ 슈퍼엠. 제공ㅣSM엔터테인먼트

한 대형 아이돌 가수 소속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고려해, 금요일 오후 1시 음원 발매로 시간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해외 차트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둬, 앞으로도 다수의 K팝 아이돌이 글로벌 시장에 맞춰 금요일 오후 1시에 음원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K팝 신곡 전쟁' 시간대는 계속해서 변하는 중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신곡들은 자정에 쏟아졌다. 그러나 아이돌 팬덤의 집중 스트리밍으로 순위가 왜곡된다는 지적에 따라, 2017년 음원 차트는 개편됐고 수많은 신곡들이 현재 오후 6시에 맞붙고 있다. 업계에서 하굣길, 퇴근길 등으로 스트리밍이 집중되는 시간대를 공략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음원 발매 시각이 해외 시장을 겨냥한 금요일 오후 1시로 움직이는 추세다. 금요일 오후 1시 음원 발표가 국내 음원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또 얼마나 많은 차세대 K팝 아이돌이 이러한 전략에 탑승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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