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국하는 아빠 김광현을 기다리는 아이들. ⓒ 한희재 기자
▲ 아이들과 이상희씨가 제작한 팻말 ⓒ 박성윤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박성윤 기자] "광팔이 최고!"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올 시즌 김광현은 8경기 등판, 7경기 선발,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포스트시즌 1선발로도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강타선을 상대로 3⅔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해당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이겼으나, 최종 시리즈 스코어에서 1-2로 져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은 막을 내렸다.

한국으로 돌아올 아버지이자 남편, 김광현을 기다리는 가족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의 딸과 아들은 손수 제작한 환영 인사 팻말을 들고 아버지를 기다렸다. 김광현 아내 이상희씨(35) 역시 아이들과 함께 남편의 귀국을 기다렸다. 
▲ 거리두기를 하면서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있는 김광현. ⓒ 한희재 기자

이 씨는 "안쓰러웠다. 매일 혼자서 고생을 했다. 영상통화를 많이 했다. 영상통화로 연락이 오면 핸드폰에 광팔이(김광현 별명)라고 뜬다. 아이들은 '광팔이' 전화왔다고 휴대전화를 들고 나에게 달려온다. 힘든 이야기를 잘 안 하는 스타일이다. 괜찮다.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잘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데뷔시즌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2년 8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진출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을 덮쳤다. 정규 시즌은 기약 없이 뒤로 밀렸다.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의 경우 국내로 돌아와서 훈련을 하다가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러나 신인 김광현은 미국에 남아 홀로 지내며 시즌 시작을 기다렸다.

"내가 걱정하면 남편이 불안할 것 같았다. 그래도 들어오라고 하긴 했다. 걱정되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러나 남편이 확고했다."

확고한 의지는 통했다. 메이저리그는 60경기 체제로 개막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에게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겼다. 데뷔전에서 김광현은 세이브를 챙겼다. 코로나19는 바로 세인트루이스 구단에 퍼졌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오랜 기간 정규 시즌을 치르지 못했고, 다른 구단들보다 10여 경기 뒤처진 채 시즌에 돌입했다.
▲ 김광현 ⓒ한희재 기자

더블헤더가 많이 생기자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에게 선발투수를 맡겼다. 김광현은 선발투수로 빼어난 투구를 펼치며 마운드를 이끌었다. 세인트루이스 언론들은 그를 신인왕 후보 등으로 거론하며 그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이 씨는 김광현이 데뷔 첫 승리를 챙긴 가족이 함께 봤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세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8월 23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첫 승리를 아이들과 같이 봤다. 아침에 혼자 보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일어나서 같이봤다. 잘할 것 같았다. 믿었다. 잘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먼 타지에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돌아온 김광현은 2주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그는 귀국 후 차량으로 이동하며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자가격리가 끝난 뒤에 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추후 열릴 기자회견에서 어떤 다사다난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박성윤 기자
▲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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