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시즌 4경기 연속 대포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지안카를로 스탠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한 시즌에 50개 이상의 대포를 터뜨릴 수 있는 최고의 슬러거였다. 하지만 항상 전제가 붙었다. ‘건강하다면’이다.

스탠튼은 2015년 시즌부터 무려 13년이나 이어지는 장기 계약을 맺었다. 13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3763억 원)의 초대형 계약이었다. 뉴욕 양키스는 스탠튼과 같은 상징적인 거포가 필요했다. 이 계약을 모두 승계해 2018년 팀 유니폼을 입혔다. 2018년에는 38홈런, 100타점으로 체면은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부상 악몽이 시작됐다.

온몸이 부상 병동이었던 스탠튼은 지난해 18경기 출전에 그쳤고, 올해도 정규시즌에는 23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힘은 여전했지만 뛰지를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가을 야구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 스탠튼은 연일 괴물같은 홈런포를 터뜨리며 양키스 타선을 이끌고 있다. 양키스에 입단한 뒤 이처럼 강렬한 임팩트는 보여준 시기는 없었다.

스탠튼은 7일(한국시간)까지 4경기에서 5홈런, 11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4경기에서 타율은 0.333, 출루율 0.421의 수치도 준수한데 장타율이 무려 1.333이다. 

4경기 연속 대포를 터뜨리면서 포스트시즌 역대 3위 기록까지 썼다. MLB 포스트시즌 역사상 5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선수는 2004년 카를로스 벨트란, 6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선수는 2015년 다니엘 머피가 유일하다. 포스트시즌 시작부터 4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것은 1996년 후안 곤살레스 이후 스탠튼이 처음이다. 8일 3차전에서도 홈런을 기록한다면 MLB 역사를 다시 쓴다.

홈런도 홈런이지만 타구 속도가 괴물이다. 스탠튼은 이날 두 방의 홈런을 비롯, 세 차례나 110마일(약 177㎞) 이상의 타구를 날렸다. 첫 번째 홈런은 114.8마일, 두 번째 홈런은 118.3마일이었고 직선타로 잡힌 것도 무려 110.8마일에 이르렀다. 스탯캐스트가 도입된 뒤 한 경기에 세 차례나 110마일 이상의 타구를 날린 건 이날 스탠튼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현재 컨디션이 절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 양키스는 매년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다투는 팀이다. 그리고 항상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한다. 양키스가 거액을 투자했다는 것은, 그 선수의 정규시즌 성적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스탠튼이 만약 올해 이런 활약으로 팀을 더 높은 곳에 올려둘 수 있다면 지난 2년의 상대적 부진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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