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시즌을 끝으로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이 끝난 야디어 몰리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올해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MLB)에 연착륙할 수도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주전 포수 야디어 몰리나(38)의 리드를 뽑는다. 

역시 KBO리그 당대 최고 포수 출신인 박 감독대행은 “몰리나가 김광현의 가진 구종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했다”고 호평했다. 김광현의 구종 특성, 당일 컨디션, 그리고 타자의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볼 배합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몰리나는 김광현의 주력 구종은 아닌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등 변화무쌍한 리드를 선보였다.

그런데 그런 몰리나와 김광현이 2021년에도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몰리나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몰리나는 2020년을 끝으로 세인트루이스와 계약(2018년 3년 6000만 달러)이 끝났다. 당초 현역 은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던 몰리나는 시즌을 앞두고 “2년 정도 더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지금까지 특별한 소식이 없다.

마이크 쉴트 세인트루이스 감독 또한 몰리나의 복귀를 바라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거취는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FA 시장이 열려야 결정될 전망이다. 몰리나의 입지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절대적이다. 투수를 이끄는 리드는 물론, 아담 웨인라이트와 더불어 클럽하우스의 리더이기도 하다. 몰리나가 원한다면 세인트루이스도 화답하는 그림이 그려질 법하다. 포수 대안이 화려하지 않은 세인트루이스라면 더 그렇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몰리나는 내년이 만 39세이며, 지난 2년간 리그 평균보다 20% 가량 떨어지는 공격력에 머물렀다. 언제까지나 몰리나에 의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7일(한국시간) “몰리나는 현역 연장을 원하지만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른 팀에서 뛸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고 의외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음을 예상했다.

한편 몰리나와 더불어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올해 건재를 과시한 애덤 웨인라이트(39) 또한 아직 향후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다. 몰리나가 2년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것과 달리, 웨인라이트는 아직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웨인라이트는 스프링트레이닝 당시 김광현의 옆 라커를 쓰며 적응에 큰 도움을 줬고, 봄에는 세인트루이스에서도 함께 훈련을 하는 등 김광현의 2020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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