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들을 상대로 골맛을 본 이정협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김지현(강원FC)과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의 희비가 갈린, 아우들과의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2020 하나은행컵 스페셜매치' 1차전을 치렀다.

조직력을 비교하면 올 1월 아시아 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을 이끈 올림픽대표팀이 더 나았다. A대표팀은 개인 기량이 괜찮았지만, 훈련 시간이 적어 호흡이 완전하지 않았다.

그래도 골잡이들은 아우들의 패기를 잠재우는 것이 중요했다. 벤투 감독은 김지현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배치해 나상호(성남FC), 이동경(울산 현대)가 좌우 측면에서 보조하게 했다.

김지현의 장점은 공간 침투와 스피드에 빠른 슈팅 판단력이다. 그렇지만, 쉽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김학범호가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 간격을 촘촘하게 좁히면서 볼을 잡는 것도 어려웠다. 소위 수비진 사이에 묻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여유가 없어 보인다.

정식 A매치가 아니지만, 국가대표 경기라는 성격에는 변함이 없었다. 긴장하는 모습이 그라운드 위에 그대로 보였다. K리그에서의 탄력 넘치는 모습이 아니라 아쉬움이 컸다.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벤투 감독은 김지현을 벤치로 빼고 이정협을 넣었다. 이정협은 '수비형 공격수'라는 수식어에 맞게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우는 이타적인 공격수다.

▲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 김지현(9번) ⓒ한희재 기자

이정협에게도 경쟁력을 보이는 것은 중요했다. 올림픽 대표팀의 조규성(전북 현대), 오세훈(상주 상무)도 잠재적인 경쟁자라 비교가 불가피했다. 해외파인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부재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벤투 감독에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이정협도 고전의 연속이었다. 후방에서 볼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니 슈팅 기회 얻기가 정말 어려웠다. 상대 수비수 정태욱(대구FC)이나 윤종규(FC서울)는 K리그를 통해 이정협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도 고기를 먹어봤던 이정협이 조금 더 나았다. 44분 역습 과정에서 김인성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골을 터뜨렸다. 빠르게 페널티지역 안으로 침투하는 부지런함이 만든 골이다. 아쉬움을 한 골로 확실하게 정리한 이정협이다.

1차전을 2-2로 끝낸 두 공격수의 시험은 12일 2차전에서도 계속된다. 통렬한 한 방으로 벤투 감독의 고민을 풀어줘야 하는 김지현과 연속성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이정협이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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