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은 타격과 그라운드에 두루 강한 웰라운드 파이터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2016년 6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정찬성(33, 코리안좀비MMA)은 휴가 기간 부산 팀 매드를 찾아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그 해 11월 복무 기간 종료를 앞두고 '성공적인' 옥타곤 복귀를 노렸다. 휴식 대신 구슬땀을 흘리기로 맘먹고 부산행을 자처했다.

이때 팀 매드 양성훈 감독이 단언했다. "(정)찬성이는 격투기 천재"라고 딱 잘라 말했다.

"운동하러 처음 우리 팀에 왔다. '얘는 천재구나' 바로 알았다. 족구 경기할 때 느꼈다. 인지 능력이 정말 뛰어났다. 격투기가 아니어도 다른 운동 하는 걸 보면 운동신경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최두호가 깔끔한 천재라면 (정)찬성이는 화려한 천재다."

영리했다. 군 공백기 동안 레슬링 방어를 집중적으로 익혔다. 놀지 않았다. 2015년 코리안좀비MMA에 합류한 레슬러 길영복과 틈만 나면 굴렀다. 친정 팀인 코리안탑팀에서도 그래플링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결실은 금세 나왔다. 3년 6개월 만에 복귀전이던 데니스 버뮤데즈 전부터 빛을 발했다. 버뮤데즈 테이크다운 시도를 세 번 모두 방어해 주도권을 넘기지 않았다. 경기를 앞두고 "레슬링 훈련을 많이 해 근력이 늘었다. 힘이 좋아졌다는 게 느껴진다"며 자신감을 보인 이유가 이해됐다.

정찬성은 뛰어난 타격가이면서도 레슬링에 강하다. 좁혀 말하면 테이크다운 수비가 일품이다. 암만 엘리트 레슬러 출신이라도 정찬성을 상대로 유리한 포지션 확보는 쉽지 않다. 레너드 가르시아, 프랭키 에드가, 헤나토 모이카노 등 NCAA 레슬러, 주짓수 검은 띠들이 타격 맞불을 놓다 태클 실패→펀치 일격 또는 초크를 허락해 무너졌다.

▲ UFC에 단 한 번 등장한 기술, 트위스터.
수비만 강한 게 아니다. 바닥 공방(攻防)에서 공(攻)도 만만찮다. 통산 서브미션 승리가 8회에 이른다. (T)KO승보다 많다. 정통 주짓떼로도 아니면서 두각을 보인다.

2011년 3월 UFC 파이트 나이트 24에서 가르시아에게 선사한 트위스터가 대표적이다. 옥타곤 역대 처음이자 마지막 트위스터 승리로 기록된 이 경기는 해설위원 케니 플로리안이 꼽은 UFC 역사상 가장 기상천외한 서브미션 기술(Rare Submissions) 2위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마찬가지. 2012년 MMA 최고 명경기를 초크로 완성했다.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를 4라운드 다스 초크로 눕혔다. 

바닥 싸움을 벌일 때 상황 판단이 빠르고 응용력도 눈부시다. 카운터 태클과 초크 걸기 전 페이크, 창의적인 포지션 뒤집기 등 본인만의 캐릭터가 있다.

▲ 더스틴 포이리에를 다스 초크로 잡은 정찬성
타격은 옥타곤 데뷔 때부터 강점으로 꼽혔다. 경기 내내 전진하면서 거칠게 주먹을 뻗는 하드코어 타격가로 적극성은 UFC 통틀어 최고 수준. 여기에 에디 차 코치를 만나면서 정교성과 주먹을 던질 때 순간적으로 힘을 실는 기술까지 좋아졌다. 타격가로서 한두 단계 진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8년 11월 '덴버 참사' 이후 모이카노와 에드가를 모두 1라운드 펀치 TKO로 잡았다. 주먹 힘으로 상대를 휘청이게 했고 경기 시작 5분도 안 돼 차례로 쓰러뜨렸다. 자빗 마고메드샤리포프와 마이크 페리, 아르템 로보프 등 여러 현역 파이터가 "페더급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격가"로 괜히 정찬성을 입에 올리는 게 아니다.

정찬성은 오는 18일(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파이트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80에서 브라이언 오르테가(29, 미국)와 주먹을 맞댄다. 이 대회 메인이벤트.

이 경기 승자가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2, 호주)와 싸울 수 있다.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공언한, 검증된 타이틀전 티켓이다.

정찬성뿐 아니라 한국 미들급 대표 강자 박준용(29, 코리안탑팀/㈜성안세이브)도 대회 언더 카드에 이름을 올렸다. UFC 파이트 나이트 180은 오는 18일 새벽 5시부터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독점 생중계한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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