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레이튼 커쇼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재도전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근래 들어 포스트시즌의 개근생이다. 2013년 이후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아무리 돈을 많이 써도, 아무리 스타들을 불러 모아도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의 업적이다. 그것도 지구 우승을 계속 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1988년에 멈춰있다. 2013년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이다. 월드시리즈까지 간 적은 있지만 우승은 못했다. 아예 팀이 못하면 생각도 안 날 텐데, 아쉽게 떨어질 수록 우승에 대한 목마름만 타오른다.

류현진(33·토론토)이 떠나면서 2013년 당시 멤버 중 현재까지 남은 선수는 이제 거의 사라졌다.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32), 그리고 마무리 켄리 잰슨(33)이 다저스의 가을 역사에서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두 선수의 가을 역사가 항상 유쾌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팀 탈락이나 패배의 결정적인 장면에서 자료화면에 남은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올해는 더 절박하다.

리그 최고의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커쇼지만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고전한 적이 많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케이스다. 커쇼는 통산 포스트시즌에서 무려 34경기(선발 27경기)에 나갔으나 11승11패 평균자책점 4.23에 머물렀다. 승률과 평균자책점 모두 정규시즌보다 크게 떨어진다. “가을에 약하다” “가을에는 에이스가 아니다”는 불명예 딱지가 붙었다.

잰슨은 포스트시즌에서만 44경기에서 17세이브를 수확했다. 통산 평균자책점도 2.26으로 좋은 편이다. 그러나 원래 마무리가 그런 법일까. 좋은 기억에 앞서 중요한 순간에 고개를 숙였던 기억이 더 크게 남았다. 올해도 가을 출발이 좋지는 않다.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71에 머물렀다. 마무리 보직이 회수됐다는 냉정한 평가까지 나온다.

2016년 팀의 지휘봉을 잡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이번 가을이 승부처다. 4년 연속 정규시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던 로버츠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의 부진 탓에 저평가되곤 했다. 로버츠 감독의 승부수가 실패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최고 승률 팀을 가지고도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하거나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있었으니 그 비판이 수장에게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결과론이라고 해도 감수해야 할 일이었다.

이제 세 인물은 자존심을 건 레이스에 돌입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밀워키를,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를 완파한 다저스는 13일부터 애틀랜타와 챔피언십시리즈에 돌입한다. 밀워키를 2승, 샌디에이고를 3승으로 꺾은 만큼 분위기는 최상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올해야 말로 다저스가 우승을 할 시기”라고 치켜세운다. 부담도 크다. 그렇게 기대가 컸을 때, 못하면 실망은 배가되는 법이다.

커쇼는 이미 1선발 자리를 내놨다. 2018년에는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1선발이었고, 지난해와 올해는 워커 뷸러가 1선발로 나간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올해는 단축 시즌이라 커쇼의 체력 소모가 크지 않다는 점은 기대가 걸린다. 잰슨은 지금까지의 부진을 만회해야 한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라 중요한 상황에서는 항상 투입이 거론될 수밖에 없다. 로버츠 감독은 당장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못하면 경질까지 거론되는 판이다. 세 남자의 운명적 가을이 시작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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