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정성욱 기자] 손준혁(부산 드림)은 10년 동안 활동했지만 늘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그래서 오는 12일 대구 경일대학교 종합체육관 특설링에서 열리는 우리나라 입식타격기 대회 'MAX FC 02'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리려고 한다.

일본의 오모리 시게무네를 상대로 MAX FC 02 메인이벤트를 장식하는 손준혁은 11일 대구 에어포트 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65.55kg으로 계체를 통과하고 "직장을 다니느라 다른 선수들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준비하진 못했으나 저녁에 집중적으로 훈련했다"며 "노장이지만 이번 기회에 좋은 경기를 펼쳐 그동안 내 선수 생활을 링에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손준혁은 대한무에타이협회 챔피언이며 무에타이 국가대표지만, 자신이 대중적으로 유명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모를 것이다. 이런 큰 대회에서 내가 어떤 선수인지, 내가 어떤 경기 스타일을 구사하는 선수인지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꼭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서 일본 J 네트워크 타이틀전까지 치른, 상대 오모리는 손준혁에게 그럴 기회가 없을 것이라며 태클을 걸었다. "상대가 모든 것을 보여 주기 전에 끝내도록 하겠다"며 "빨리 경기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손준혁은 결전 하루 전 기세 싸움에서 밀릴 생각이 없었다. "나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 나도 일본 선수를 모르고 일본 선수도 나를 모르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할 수 있으면 해 봐라"고 맞불을 놓았다.

또 다른 메인이벤트 한일전에 나서는 윤덕재(의왕 삼산)와 와카야마 류지(일본 드래곤짐)도 독설을 주고받았다. 윤덕재가 "3라운드 안에 무릎으로 쓰러뜨리겠다"고 하니, 와카야마는 "나는 펀치로 KO를 노리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날 가장 뜨거운 신경전을 펼친 두 선수는 진시준(부산 홍진)과 강민석(부산 JU)이었다. 66.40kg과 66.75kg으로 각각 계체를 마친 두 선수는 파이팅 포즈를 취할 때 머리를 맞대고 힘싸움을 했다.

둘은 링 위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난타전을 벌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강민석이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2라운드에 KO승을 거두겠다. 진시준이 쓸데없이 펀치력에 자신 있어 하는 것 같은데, 내 펀치를 맞으면 링에 누워 사경을 헤맨다. 내일(12일) 보여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진시준은 "요즘 선수들은 난타전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들 뒤로 뺀다. 그런데 강민석은 들어올 것 같다. 내가 쓰러지든 아니면 쓰러뜨리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암에 걸린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나눠 준 '효자 파이터' 강민석이지만, MAX FC 최고의 독설가답게 한마디 더 붙였다. "3라운드까지 KO가 나오지 않으면 '가류 타임'으로 가겠다"며 "국내 선수는 내 성에 차지 않는다. 이용복 대표님, 해외 선수를 붙여 달라"고 소리쳤다.

'가류 타임'은 일본의 파이터 가류 신고가 3라운드에 가드를 내리고 상대와 펀치를 주고받는 시간을 뜻한다. 방어에 신경 쓰지 않는 타격전을 갖자는 뜻이다.

MAX FC는 우리나라 입식격투기 부흥을 위해 출범한 대회사다. 무에타이, 킥복싱, 격투기 등 다양한 입식격투기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다. 팔꿈치 허용 여부를 사전에 조율할 수 있다. 무에타이 넥클린치에서 무릎차기는 2회로 한정하는 등 대중적인 시각을 고려했다. 채점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3명이 아닌, 5명의 부심을 배치한다.

이날 출전 선수 전원이 계체를 통과하고 준비를 마쳤다. 12일 오후 2시에 컨텐더 리그 경기부터 시작한다.

■ MAX FC 02 계체 결과

- 메인 리그
[67kg급] 손준혁(부산 드림) 66.55kg vs 오모리 시게무네(일본 TSK짐) 66.85kg
[53kg급] 윤덕재(의왕 삼산) 52.25kg vs 와카야마 류지(일본 드래곤짐) 52.30kg
[67kg급] 진시준(부산 홍진) 66.40kg vs 강민석(부산 JU) 66.75kg
[70kg급] 정지수(안산 투혼) 69.15kg vs 박동화(서울 팀치빈) 69.45kg
[+95kg급] 이용섭(대구 SF짐) 109.10kg vs 김길재(김해 JY짐) 100.20kg
[67kg급] 나승일(오산 삼산) 66.95kg vs 최진원(대전 투혼) 66.20kg
[63kg급] 원용성(부산 홍진) 62.10kg vs 안진영(SS팀 안동 정진) 62.65kg
[여성 51kg급] 전슬기(대구 무인관) 50.85kg vs 임소희(남원 정무문) 50.15kg

- 컨텐더 리그
[61kg급] 곽진수(대구 청호관) 60.85kg vs 우승범(남양주 삼산) 61.00kg
[75kg급] 김준화(안양 삼산) 74.65kg vs 송하원(김제 국제 엑스짐) 74.40kg
[57kg급] 최승규 (강릉 촉디 엑스짐) 56.40kg vs 송용환(대전 태극짐) 56.50kg
[+95kg급] 앤드류 뮤직(대구 피어리스짐) 97.50kg vs 권장원(원주 청학) 120kg
[68kg급] 김동인(부산 드림) 67.65kg vs 이경한(광주 최고) 67.35kg
[65kg급] 권성현(대구 SF짐) 64.40kg vs 박준오(익산 엑스짐) 63.30kg
[73kg급] 최훈 (안양 삼산) 72.60kg vs 박만훈(청주 제이킥짐) 72.75kg
[65kg급] 양지환 (대구 칠곡 청호) 64.50kg vs 이상봉(원주 청학) 63.70kg

[사진] 정성욱 랭크5 기자 mr.sungc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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