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멩이, 소리도 없이, 내가 죽던 날 포스터.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올 가을 개봉 예정인 국내 신작 영화 3편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말'을 잃어버린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돌멩이', '소리도 없이', '내가 죽던 날'을 통해 그려진 말 없는 3인의 캐릭터들이 각각 어떤 모습으로 말 없이 관객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돌멩이'(감독 김정식)는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8살 마음을 가진 어른아이 석구(김대명)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주인공 석구는 극 중에서 대사가 거의 없는 인물이다. 종종 단어로 의사 표현을 하긴 하지만 대게 몸짓과 행동으로 언어를 대신한다. 단순히 말을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지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같은 날 개봉을 확정한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유아인과 유재명이 범죄 조직의 청소부 역할을 맡은 가운데, 유아인의 배역이 말문을 닫아버린 인물 태인이다.

태인은 러닝타임 내내 대사 한 마디 없이 눈빛과 몸짓으로만 감정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유아인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일단 영화적 접근으로 봤을땐 대사지만 인물로 보면 말이다. 어떤 알 수 없는 소리가 삐져나오는걸로 봐서는 소리를 못내는 친구는 아닌거 같다. 아마도 전사를 통해 세상에 표현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그런 인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11월 12일로 개봉일을 확정한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목소리를 잃은 인물은 이정은이 맡은 섬마을 주민 순천댁 역이다. 순천댁은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인물로 실종 사건 이후 형사 현수에게 마지막으로 본 세진의 행적을 알려주게 된다.

세 작품의 공통점은 범죄 사건에 연루됐지만 말을 잃었기 때문에 이로 인한 변수가 스토리 전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캐릭터의 '대사'를 포기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요소로 채워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에 감독과 배우 모두에게 쉽지 않은 설정이다. 그만큼 이같은 핸디캡을 영화 안에서 어떤 효과적인 장치로 활용했을지 궁금증이 커진다.

공교롭게도 국내 대표 베테랑 배우들이 비슷한 시기에 도전한 '말' 없는 캐릭터들이 올 가을 관객들의 마음에 언어를 넘어서는 울림을 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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