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한동희.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신원철 기자] 지금은 롯데 주전 3루수로 안착한 한동희지만 시즌 초만 하더라도 지난 2년 동안 그랬듯 한계를 넘지 못했다. 6월까지 타율 0.228에 홈런은 2개에 불과했다. 수비가 약점이라는 꼬리표도 여전했다. 석 달이 지난 16일 현재 한동희는 타율 0.273 14홈런 61타점 OPS 0.769를 기록하고 있다. 

▷ 한동희 "감독님께서"

한동희는 올해 성적 부진으로 퓨처스팀에 내려간 적이 한 번도 없다. 딕슨 마차도와 이대호(이상 131경기) 전준우(130경기) 손아섭(128경기)에 이어 5번째로 많은 122경기에 출전했다. 시즌 초반 연이은 실책에 방망이까지 터지지 않았지만 롯데는 한동희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한동희는 요즘 인터뷰할 기회가 생기면 "감독님께서"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그만큼 자신에게 기회를 준 구단, 그리고 허문회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단순히 자신을 믿어줬기 때문이 아니라, 감독의 조언 덕분에 경기력이 좋아지는 성공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13일 개인 1경기 최다인 5타점을 기록한 뒤 “감독님께서 항상 자기 공이 들어오면 강하게 치라고 한다. 그거 하나만 신경쓰고 타석에 들어가기 때문에 위축되지 않고 자신있게 스윙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볼넷도 따라오고 선구안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요즘 수비에서 안 좋은 플레이가 나와서 팀에 미안했다. 그래도 감독님이 믿고 기용해주셨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롯데 허문회 감독. ⓒ 곽혜미 기자
▶ 허문회 감독 "선수가 있어야 내가 있다"

14일 경기를 앞두고 한동희의 "감독님께서" 얘기를 전해 들은 허문회 감독의 반응이 재미있다. 허문회 감독은 "그놈 참" 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선수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있다. 또 팀이 있기 때문에 선수가 있다"며 한동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부쩍 성장한 롯데의 새 얼굴들이 야구를 즐길 줄 아는 선수들이라고 칭찬했다. 허문회 감독은 "선수마다 목표가 있고 발전하려는 방향이 있다. 야구를 즐긴다는 것이 웃고 떠들면서 하는 게 아니다. 계획대로 이뤄냈을 때 야구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선수들이, 한동희 뿐만 아니라 선배들부터 후배들까지 잘 해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동희 아닌 롯데 선수들에게도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LG와 키움에서 코치로 일했던 허문회 감독은 "키움에서 일할 때 롯데를 보면서 이대호 전준우 손아섭에 대해 궁금했다. 와서 보니 준비를 잘 한다. 남들에게 없는 것들을 하나씩 갖고 있다. 스타인데도 스타의식이 없다"면서 "나는 복받은 감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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