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자신들의 연봉 이상의 가치를 해낸 김광현(왼쪽)과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3·토론토)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2019년 시즌이 끝나고 나란히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류현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김광현은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꿈꿨다.

두 선수는 MLB 30개 구단 모두의 오퍼를 받을 수 있었다. FA인 류현진은 물론, 김광현도 포스팅시스템 개정으로 어느 정도 자유도를 가지고 협상이 가능했다. 실제 류현진은 토론토 외의 다른 팀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적지 않았다. 김광현 또한 포스팅에 응찰한 팀이 세인트루이스 하나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팀은 결국 가장 좋은 조건으로 두 선수의 사인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계약을 놓고 설왕설래도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뛰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부상 전력이 관건이었다. “4년 8000만 달러는 조금 과하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김광현은 어쨌든 MLB에서 검증이 되지 않은 선수였다. 포스팅 금액과 인센티브를 합쳐 2년 총액 약 1260만 달러 수준의 투자이니 세인트루이스 또한 나름의 확신이 없다면 불가능한 베팅이었다. 

그러나 투자가 성공으로 드러나는 데는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두 선수는 60경기 단축 시즌이었던 올해 팀의 기대에 부응, 혹은 그 이상으로 보답하는 투구로 시즌을 마쳤다. 첫 해만 놓고 보면 투자 금액은 충분히 다 회수한 수준이었다.

류현진의 올해 보장 연봉은 740만 달러(전체 연봉의 37%)였다. 김광현은 148만 달러가 보장 연봉이었다. 그런데 두 선수의 올해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보면 그 이상의 가치를 완벽하게 해냈다. 

‘팬그래프’가 집계한 류현진의 올해 활약 가치는 1560만 달러, 김광현은 510만 달러였다. 류현진은 대략 2.1배 정도의 가치, 김광현은 3.4배 정도의 가치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차액은 각각 820만 달러(94억 원), 362만 달러(42억 원)다. 각 구단으로서는 올해의 투자라고 할 만하다.

향후 계약에 대한 기대감도 키운다. 김광현은 내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MLB 데뷔 시즌을 잘 넘긴 만큼 올해 정도의 평균자책점까지는 아니더라도 차분하게 시즌을 끌어 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렇게 되면 세인트루이스의 투자는 무조건 성공이 된다. 류현진은 올해 건재를 과시했다. 적어도 1~2년 정도는 팀의 에이스로 로테이션을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 충분하다. 잡은 사람이 승자였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