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정규시즌 MVP가 유력한 멜 로하스 주니어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2010년 이후 외국인 선수가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건 세 차례다. 2015년 에릭 테임즈(NC),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 그리고 지난해 조쉬 린드블럼(두산)이 그 주인공이다.

이중 테임즈와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금의환향했다. 테임즈는 2017년 밀워키와 3년 계약을 성사시켰고, 린드블럼 또한 2020년 밀워키와 3년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비교적 좋은 조건의 계약들이기도 했다. “KBO리그행이 미국 경력의 끝이 아니다”라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다음 차례는 멜 로하스 주니어(30·kt)에게 돌아올지도 모른다.

원래 잘했던 타자인 로하스는, 올해 더 잘하며 유력한 MVP 후보로 손꼽힌다. 로하스의 성적에 도전할 만한 마땅한 대항마가 잘 안 보인다. 로하스는 15일 현재 타격 전 지표에서 죄다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홈런(45)·타점(127)·장타율(.685)에서는 이변이 없는 이상 1위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득점(109)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1위고, 타율(.350)과 최다 안타(182)에서는 2위다. 다관왕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업계에서는 로하스의 메이저리그(MLB)행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단 “선수의 의사가 중요하다”라는 대전제 속에 저마다 의견은 조금씩 다르다. 한 구단 외국인 담당자는 “타격은 충분히 인정해도 수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 될 수 있다. 지명타자는 지금도 미국에 많다”고 설명했다. 한 에이전트는 “미국보다는 일본에서 더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차라리 금전적으로는 일본이 더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로하스 또한 지난 7월 ‘빅리드’와 장문의 인터뷰에서 “내가 들은 바로는 내가 빅리그에서 뛴 적이 없어서 그들이 내 숫자(KBO리그 기록)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스스로도 어느 정도 벽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만하다. 실제 로하스는 2년 전에도 MLB 복귀를 타진했으나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O리그 잔류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kt는 일단 로하스의 재계약 문제를 시즌 뒤로 미뤄둔 상태다. kt 고위 관계자는 16일 수원 키움전을 앞두고 “지금 당장은 팀 성적이 중요하다”면서도 “당연히 로하스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재계약보다 팀의 최종 성적이 우선이지만, 시즌 뒤 로하스 잔류에 최선을 다한다는 기본 방침은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로하스가 현실을 택할 가능성도 제법 높다고 본다.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제시받거나, 일본에서 거액의 오퍼가 오지 않는 이상 최대한 좋은 조건에 잔류를 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30대에 마이너리그 계약은 내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한국에 남아도 연봉은 꽤 받을 수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일각에서는 “로하스가 다년 계약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kt도 이미 이러한 로하스 측의 제안을 염두에 두고 있을 공산이 크다. 

비즈니스와 별개로 로하스는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그간 로하스는 한국의 치안, 팬들의 호응, 문화 등에 진심 어린 호감을 드러냈다. 그런 로하스가 kt 유니폼을 더 오래 입을 수 있을지는 오프시즌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로하스도 지금 성적을 유지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다면, 그만큼 자신의 몸값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법하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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