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차례나 30홈런 듀오 시즌을 만든 로맥(오른쪽)과 최정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정(33)과 제이미 로맥(34)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들이다. 15일 현재, 최근 4년간(2017~2020년) 최정은 14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로맥은 133개를 쳤다. 이 기간 리그 1·2위다.

그런 두 선수가 올해도 ‘홈런 자존심’은 채웠다. 최근 홈런포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는 두 선수는 13일부터 15일까지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의 위닝시리즈에 공헌했다. 최정은 13일 경기에서 결승 홈런포를 날렸다. 로맥은 14일 동점 솔로포에 이어 15일에는 도망가는 투런포를 작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두 선수는 대구에서 나란히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최정은 2016년 40개, 2017년 46개, 2018년 35개에 이어 개인 통산 네 번째 30홈런 이상 시즌이다. 2017년 입단한 로맥은 세 번째 30홈런 시즌이다. 두 선수가 지난해 각각 29개의 홈런으로 딱 1개가 모자랐다는 점을 생각하면, 기본적으로 30홈런은 보장해주는 선수들로 봐도 무방하다.

이제는 SK만의 ‘홈런 공장장’도 아니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이만한 홈런 듀오가 마땅치 않다. 두 선수는 2017·2018년과 올해까지 세 차례 30홈런 듀오가 됐다. 한 팀에서 세 번이나 30홈런 듀오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전에는 이승엽-마해영(삼성) 만이 이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이승엽은 2001년 39홈런, 2002년 47홈런, 2003년 56홈런을 기록했다. 마해영의 홈런 개수는 2001년부터 차례로 30-33-38개였다.

사실 두 선수의 시즌 초반이 그렇게 좋았던 건 아니다. 팀 타선이 침묵할 때, 덩달아 휩쓸려 나간 게 아쉬웠다. 최정은 좋은 출루율과 별개로 타율과 장타가 좀처럼 살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월간 기복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어려울 때 뭔가 대포로 돌파구를 만들어줘야 했던 로맥도 전반기 71경기에서 타율 0.252, 13홈런에 머물렀다. 분명 두 선수 모두 뭔가 팀 타선을 끌고 간다는 느낌 측면에서는 기대만 못 미쳤다. 

하지만 후반기 막판 들어서는 대포쇼와 함께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다. 최정은 최근 10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로맥은 후반기 59경기에서만 17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재계약 가능성을 어필하고 있다. 후반기만 놓고 보면 리그 최고의 공격 생산력을 자랑하는 선수 중 하나다. 비록 팀의 시즌은 비극으로 마무리됐지만, 그래도 두 공장장은 최소한의 자존심은 살린 채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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