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가 10월 상승세에 힘입어 3위까지 올라갔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지금까지 5년 동안 잘해줬잖아요. 올해는 선수들이 성적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말이다. 두산은 김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에 개근했다. 5년 동안 3차례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을 차지했다. 지난해는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한을 풀었다. 디펜딩 챔피언은 올해도 정상에 오르겠다며 칼을 갈았다. 

그러나 올해는 순조롭지 않았다. 시즌 초반 이용찬과 크리스 플렉센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유희관과 이영하까지 부진하면서 선발진이 흔들린 게 컸다. 위기에 최원준, 박치국, 박종기, 김민규, 채지선 등 젊은 투수들이 힘을 써주고, 급한 대로 홍건희와 이승진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그래도 마운드 붕괴는 막았다. 

마운드를 어느 정도 정비하니 9월 들어 타자들이 단체 침묵에 빠졌다. 누구를 꼽기 힘들 정도로 다 같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 두산은 9월 팀 타율 0.248(867타수 208안타), OPS 0.687, 13홈런, 103타점에 그쳤다. 타율과 OPS, 타점 9위, 홈런 최하위에 머물며 11승13패1무에 그쳤다. 김 감독이 답답한 나머지 타자들에게 "삼진이어도 괜찮으니 공 3개 보고 휘두르고 들어와"라고 했을 정도였다. 

6위까지 떨어진 뒤 맞이한 10월. 두산은 믿기 힘든 상승세를 타고 있다. 10승3패를 기록하며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투타 조화가 완벽했다. 팀 평균자책점 3.25, 팀 타율 0.335로 모두 1위다. 타점은 97개로 2위 NC(80타점)에 크게 앞선다. 두산은 10월에 NC보다 2경기를 덜 치렀다. 

김 감독은 상승세의 원동력을 물으니 "그냥 우리 할 것을 하고 있다. 원투펀치(라울 알칸타라, 크리스 플렉센)가 워낙 잘해주고 있고, 국내 선발들 페이스가 떨어진 것은 사실인데 중간에서 이승진이 이기는 경기는 완벽하게 막아줬다. 타자들은 골고루 중요할 때 쳐주고 있다. 지금 타격 페이스가 올라온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중요할 때 점수가 나고 있어서 안 좋을 때보다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FA들이 많은데, 늘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지키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FA들은 타율이 떨어지면 고민이 많고 지켜내려고 하는데, 야구는 지키는 게 아니다. 승부를 해야 한다. 단체니까 (개인 성적은) 가능한 티 내지 말고, 팀을 위해 밝게 공격적으로 하라고 했다. 결과야 지금까지 5년 동안 잘해줬는데, 올해 선수들이 팀 성적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전에는 부담감이 보였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김재호는 "우리는 밑에서 올라가니까 크게 부담 없다. 지금처럼 너무 1승에 목말라하지 않고 편안하게 하다 보면 순위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내려놓으면서 편안하게 한 게 좋아진 계기인 것 같다"고 했다. 

3위로 올라서긴 했으나 1패면 5위까지 내려가는 살얼음판 순위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2위 LG 트윈스와는 0.5경기차고, 3위 두산 4위 kt, 5위 키움은 경기차 없이 승률 차이로 줄을 서 있다. 

김 감독은 "2위부터 5위까지 경기차가 거의 없다. 끝까지 가봐야 할 것 같다. 상승세라고 하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 분위기 그대로 끝까지 간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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