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 선수들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하는 김온아 ⓒ 이충훈 기자
[스포티비뉴스=관악, 맹봉주 기자·이충훈 영상기자] 한국 여자핸드볼의 간판, 김온아(32)가 강단 위에 섰다.

앞에는 20명의 여자핸드볼 선수들이 있었다. 이들은 지난 12일 2021 여자 실업 핸드볼 신인 드래프트 통해 8개 구단들의 지명을 받은 '김온아 키즈'들이었다.

2007년 인천광역시체육회에서 데뷔한 김온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부터 이름을 알렸다. 대표팀 센터백 계보를 이으며 어린 나이부터 여자핸드볼하면 첫 손가락에 떠오르는 스타였다.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이뤄진 올해 신인들은 김온아의 전성기 시절을 보며 핸드볼 선수를 꿈꿨다.

20명의 신인 선수들은 드래프트 다음 날인 1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 센터에서 '2021 KHF 신인 드래프트 선수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멘탈 교육부터 스포츠 컨디셔닝, 스피치, 심리검사, 재정관리, 화장 및 헤어 관리 법 등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붙인 이들에게 살이 될 중요한 강의들로 가득 찼다.

이중 신인 선수들의 가장 큰 호응을 이끌어낸 시간은 '무엇이든 물어보살'로 이름 붙어진 선배와의 만남이었다. 다른 교육시간과 비교하면 집중하는 자세 자체가 달랐다.

데뷔를 코앞에 둔 신인 선수들은 궁금한 게 많았다. "어떻게 하면 핸드볼을 잘할 수 있나요?"같이 선수 생활 내내 품었던 질문을 비롯해 선배들에게 사랑 받는 법, 제일 좋아하는 영화, 단발머리를 고수하는 이유 등 각양각색의 궁금증이 쏟아졌다.

이중 신인 선수들이 김온아에게 가장 듣고 싶은 얘기는 '부상을 극복하는 법'이었다.

▲ 올해 드래프트를 통해 뽑힌 신인 선수들이 '2021 KHF 신인 드래프트 선수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받고 있다 ⓒ 맹봉주 기자
핸드볼은 구기 종목 중에서도 몸싸움이 가장 격렬한 스포츠다.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뛴다. 체구가 왜소하지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는 김온아는 유독 부상이 잦았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무릎을 다쳐 대회를 조기에 마감했고 2016 리우 올림픽 때는 흉쇄관절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하지만 김온아는 재활을 거쳐 늘 다시 코트 위로 돌아왔다. 후배들은 그런 김온아의 부상 후 대처하는 방법이 궁금했다. 특히 한 번쯤 크게 다쳐 운동을 오래 쉰 선수들은 더더욱 그랬다.

"일단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부상을 당하면 정말 힘들다.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신적, 육체적인 스트레스가 다가온다. 이럴 때 주변에서 응원해주는 가족, 팬들을 생각하고 포기하면 안 된다.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계속 더 버텨야 한다."

신인 선수들은 김온아가 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강의 후 김온아는 신인 선수들을 만날 생각에 전날 잠을 설쳤다고 했다. 조금이나마 자신의 얘기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부상 극복 방법 외에 김온아가 후배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나만의 무기를 만들라"였다. 단점을 지우는데 너무 애쓰지 말고 잘하는 걸 더 잘하게 만드는데 시간을 쏟으라는 얘기였다.

"나만의 핸드볼이 필요하다. '이건 진짜 내가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찾아야 한다. 단점을 고치기보단 내 장점을 살려서 무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 방법이 더 적은 시간을 들이면서도 도움이 많이 된다. 평소에 '내가 다른 선수보다 뭘 더 잘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내 장점을 많이 만들어가려고 노력한다. 내가 아직까지 핸드볼을 할 수 있는 배경이다."

2020-21시즌 SK핸드볼 코리아리그는 11월 27일 개막한다. 20명 신인들의 데뷔 시즌이다. 김온아에게 조언을 들은 신인들이 이번 시즌 각자 어떤 무기를 선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티비뉴스=관악, 맹봉주 기자·이충훈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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