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나현 PD ] 유아인이 개런티를 포기하고 영화에 출연했다?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닙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15일 개봉한 영화 '소리도 없이' 이야기입니다. 유아인은 이 영화에서 범죄 조직의 소리 없는 청소부 태인 역을 맡았습니다. 유아인은 영화 출연 내내 대사 한 마디 없이 연기를 펼친 데다, 무려 15kg이나 살을 찌우고 새로운 캐릭터를 그려 더 화제가 됐죠.

여기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유아인의 개런티.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평소 출연해 온 여느 상업영화들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적은 돈을 받았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 영화 '소리도 없이' 스틸.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소리도 없이'의 순 제작비는 단 13억 원이거든요.  이건 일반적 상업영화의 제작비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도 30억 이상이 들어가야 상업영화 통계에 넣습니다. 유아인도 13억이란 영화 제작비에 맞춰 출연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사도' '베테랑' '국가부도의 날' '살아있다' 등 사극부터 범죄물, 좀비물까지. 여러 장르를 오가며 줄줄이 히트작을 내 온 유아인의 출연료는 어림잡아도 수억 대입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저예산 독립영화에 출연한다는 마음으로 몸값을 크게 낮춘 겁니다. 영화 관계자는 "유아인의 출연료로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이지만 흔쾌히 출연을 결심하고 또 최선을 다했다"고 귀띔했습니다.  

유아인은 “시나리오와 감독님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가장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시나리오가 아주 촘촘하게 밀도 있게 잘 씌어있고, 아주 위험한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그 이야기를 다루는 태도 그리고 홍의정 감독님께서 신인감독이신데 신인감독임을 고려하지 않고 봤을 때도 아주 수준 있는 작업을 기대할만한 부분들이 컸었던 것 같았다” 유아인이 출연료의 액수와 무관하게 단기간에 몸을 불리고 대사 없는 도전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도 다 그런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던 거죠. 

유아인의 이런 결단은 '소리도 없이'에도 큰 힘이 됐습니다. 제작비가 적은 신인감독의 영화라면 더더욱 유아인이라는 배우의 존재만으로도 막강한 지원이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지금 그렇게 완성된 영화가 드디어 관객과 만났습니다. 2020년의 문제작이 탄생했다고 시사회 이후부터 벌써 소문이 자자합니다. 

작품을 보고 뛰어드는 유아인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다음 작품은 '부산행' '반도'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입니다. 무려 사이비 교주 역할이에요. 15kg을 찌웠던 살을 쫙 빼고 촬영이 한창이라니, 이번에도 기대해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글.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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