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은 가운데 박용택의 은퇴 경기 시점은 한동안 화제가 될 전망이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비록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등장부터 퇴장까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은퇴를 앞둔 박용택(41·LG)이 코로나19 사태를 뚫고 가까스로 LG 팬들과 다시 만났다. 이제 LG의 새로운 고민은 ‘마지막 경기’를 언제, 어떤 형식으로 치르느냐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투타 모두가 호조를 보이며 9-0으로 완승했다. 선발 케이시 켈리가 6이닝 무실점 호투로 경기를 만들어줬고, 타선은 1회부터 5득점하며 KIA의 기를 눌렀다. LG는 이날 승리로 2위를 지켰다.

의미가 더 큰 것은 관중 입장이 재개된 뒤 홈팬들 앞에서의 첫 경기를 이겼다는 점이다. LG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정원의 25% 수준에서 야구장 문을 다시 열었다. 총 수용 인원은 5819명인데, 이날 5490명의 관중이 찾았다. 점유율이 예상보다 높았다. 특히 1루 관중석의 LG 팬들은 그들의 상징이자 가을 염원인 유광점퍼를 입고 선수들을 응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가 예정되어 있는 박용택이나 팬들 모두 다행인 일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돼 관중을 끝까지 받지 못했다면, 박용택과 팬들은 마지막 접점 없이 헤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규시즌 종료를 코앞에 두고 관중 입장이 이뤄졌고 박용택은 이날 6회 대타 상황에 나서 팬들과 다시 만났다.

관심은 ‘은퇴 경기’에 몰린다. 은퇴식이야 내년에라도 치르면 되니 큰 문제는 없지만, LG로서는 그렇게 보내기는 너무 아쉬운 선수가 바로 박용택이다. 그런데 치열한 순위 싸움 탓에 은퇴 경기를 잡기가 애매해졌다. 은퇴 경기에서는 되도록 박용택이 경기 전체에 나가는 게 그림상 좋다. 결국 순위 싸움이 정리된 뒤 홀가분한 상황에서 은퇴 경기를 치르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팀에도 부담이 없고, 박용택도 부담이 없다.

다만 17일과 18일 KIA와 주말 3연전 남은 2경기를 치르면 이후 홈경기가 딱 한 번이라는 게 문제다. 28일 한화전을 제외하면 남은 잔여경기가 모두 원정이다. 17일~18일에 치르기는 순위 싸움도 걸린 데다 준비 시간도 촉박하다. 

류중일 LG 감독 또한 16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순위 싸움을 한창 하고 있는데 박용택 은퇴경기는 조심스럽다”면서 “오히려 구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먼저 묻고 싶다”고 궁금해했다. 구단이 결정을 하면, 현장에서는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뉘앙스로 읽혔다.

류 감독은 “순위 결정이 나면 마지막 경기가 SK인데 인천에서 열린다. 홈에서 하는 마지막 경기가 한화인데 고민이 된다”면서 “내년에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계획은 서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구단에서 곧 나오지 않을까 싶다. 몇위를 하느냐 싸움인데 일단 거기에 더 집중을 해야 한다”고 중간 지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고충을 토로했다.

가장 좋은 것은 LG가 28일 한화전 이전 되도록 높은 지점에서 순위를 확정짓는 것이다. 혹은 낮은 지점이라도 순위 자체만 확정된다면 은퇴 경기는 가능하다. 어차피 순위 확정 이후 경기는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이 주가 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 LG도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은퇴 경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도, 박용택도, 팬도, 이왕이면 좋은 분위기에서 은퇴 경기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