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야 하는 맷 윌리엄스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KIA는 2017년 시즌을 앞두고 중요한 두 계약을 체결한다. 우선 팀 타선의 구심점을 얻었다. 최형우와 4년 총액 100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해외 진출을 모색하던 팀 마운드의 구심점인 양현종과는 단년 계약의 묘안을 짜 잔류시켰다.

두 선수는 개인적으로는 팀의 기대치와 투자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최형우는 2017년 이후 10월 16일까지 550경기에 나가 타율 0.333, 91홈런, 4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2를 기록했다. 홈런 파워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타점을 비롯한 전반적인 공격 생산력은 팀을 리드할 만큼 충분했다. 4년 100억 원의 계약 가치 이상은 충분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현종도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단년 계약으로 사실상의 4년 FA 계약을 한 양현종은 이 기간 117경기에서 716⅓이닝을 소화하며 59승33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이전에도 이미 많이 던졌던 양현종은, 2017년 이후에도 3년간 매년 18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특별히 아픈 곳 없이 역시 4년을 채운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몇 안 되는 철완이라고 할 만하다. 역시 연봉값은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팀 성적을 놓고 보면 하락세다.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확실한 효과를 뽑았지만, 2018년은 5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다. 지난해에는 7위로 떨어졌고, 올해도 6위권이다. 아직 12경기가 남았지만 5위 kt와 경기차는 5.5경기다. 따라가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격차다. 단순하게 통계적으로만 따지면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5% 미만이다. 지난 3년간 가을야구는 딱 한 경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 투타의 중심들은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양현종은 해외 진출 이슈가 있지만, 최형우는 보상 규모 탓에 잔류가 예상된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베테랑들의 몫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다.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도 “나지완이 캠프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시즌 성과로 이어졌다. 그 외에 나주환 최형우 등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이끄는 데 도움을 많이 줬다고 생각한다”고 흡족해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모두 30대 중·후반이다. 양현종-최형우의 FA 계약기, 그리고 이범호 김주찬 임창용 등 일부 베테랑들의 마지막 불꽃으로 정리되는 지난 4년은 이제 끝났다. 베테랑들은 하나둘씩 은퇴하게 될 것이고,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그 자리를 ‘효율적인 성적’과 함께 차지하느냐가 관건으로 남을 것이다. 아마도 1~2년 뒷면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는 거의 없을 수도 있다. KIA는 그 과도기를 최대한 줄이는 게 절대 과제가 됐다. 

어쩌면 그 과정은 지난해 중반부터 점진적으로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맷 윌리엄스 감독을 선임했고, 몇몇 포지션에서는 새로운 얼굴들이 들어왔다. 윌리엄스 감독도 올해 성적보다는 경험을 통한 향후 발전에 기대를 건다. 윌리엄스 감독은 16일 박찬호 유민상 최원준 등의 이름을 꺼냈다. 또 “홍종표 김규성 등 어린 선수들도 많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는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절반의 세대교체에 그쳤다는 지적도 있다. 박찬호 유민상은 규정타석 소화에도 확실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최원준의 후반기는 대단히 고무적이지만, 역시 풀타임으로 이어진 성적은 아니다. 나머지 어린 선수들의 출전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경험을 쌓은 건 맞지만, 이것이 내년에 어떤 열매로 드러날지는 미지수다. KIA의 갈 길이 아직은 멀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올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몇몇 선수들이 내년에는 팀의 전력에 제대로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건 긍정적이다. 그래도 전력이 아쉬움이 있는 만큼 외부 영입 등을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시대와 작별을 고하고 있는 KIA가 그 다음도 현명하게 준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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