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대표적인 다득점 경기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토트넘 홋스퍼전

▲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대표적인 다득점 경기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토트넘 홋스퍼전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는 개막 라운드부터 충격적인 경기가 나왔다.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한 리즈 유나이티드가 '공격 앞으로'를 외치며 리버풀을 흔들었다. 3-4로 패하기는 했지만,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았다는 점은 기대감을 높였다.

리즈는 2라운드에서 함께 승격한 풀럼FC와 난타전을 벌이며 4-3으로 승리했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강력한 전방 압박의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이해됐다.

그런데 다득점 경기가 속출했다. 한팀이 4골 이상 넣거나 양팀 합쳐 6골 이상 터지는 경기가 쏟아졌다. 에버턴-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언(5-2), 사우스햄턴-토트넘 홋스퍼(2-5), 레스터시티-번리(4-2)가 골잔치를 벌였다.

3라운드도 멈추지 않았다. 웨스트 브롬-첼시(3-3), 맨체스터 시티-레스터시티(2-5)가 다득점을 이어가더니 4라운드에서도 에버턴-브라이턴 호브 알비언(4-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토트넘(1-6), 아스톤 빌라-리버풀(7-2) 등이 야구 점수를 냈다.

대량 득점 경기는 날씨로 치면 '이상 기후'라 봐야 한다. 통상 개막 라운드(1~2라운드)는 홈경기를 하기 때문에 집중하면서 다득점 경기가 터지지만, 3~4라운드부터는 서로 분석이 되면서 점수 차가 적어진다. 대량 득점 경기가 나와도 전력 차가 큰 팀끼리의 경기에서 주로 나온다. 이 때문에 올 시즌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4라운드까지 38경기 기준으로 144골이 터졌는데 지난 시즌 같은 경기로 비교하면 40골이나 늘었다. 경기당 평균 3.78골이라는 점에서 그렇지 않아도 속도감과 공격력을 겸비한 PL인데 더 격정적인 경기가 열렸다는 뜻이다.

다득점 경기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2019-20 시즌이 7월 말에야 종료되면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주장이다. 4전 전승으로 1위를 달리는 에버턴 수비수 마이클 킨은 공영방송 비비시(BBC)를 통해 "선수들 사이에서도 다득점 경기는 화제다. 일단 코로나19로 인해 예전처럼 훈련하기 어려웠다"라고 주장했다.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서 공격수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졌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는 "경기장에 팬이 없으니 공격수들이 상대적으로 압박을 덜 느끼면서 자유롭게 경기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몸값 비싼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어질 판 데이크(리버풀) 등의 기량이 떨어져 공격진의 공략이 쉬워졌다는 뜻이다.

▲ 아스톤 빌라는 리버풀을 7-2로 꺾었다. 역사적인 승리였다.

중상위권 팀들의 공격 보강이 예년보다 좋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에버턴의 경우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넘어오면서 공격에 안정감이 생겼다. 아스톤 빌라는 대표팀에 승선한 잭 그릴리시의 결정력이 좋아졌고 토트넘은 손흥민-케인의 호흡이 에버턴과 개막전만 빼고 절정에 올랐다.

4경기 12골로 경기당 평균 3골을 넣었다. 에버턴을 비롯해 4라운드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팀이 6팀(12골-에버턴, 레스터, 토트넘, 11골-리버풀, 아스톤 빌라, 10골-첼시)이나 된다. 맨시티, 맨유, 아스널 등이 빠진 것이 이채롭다.

물론 A매치 데이를 통해 정비하면서 팀들이 약점을 보완, 다득점 경기가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지현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은 "초반에는 팀들이 정비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리버풀, 맨시티, 맨유 등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EL)나 유로파리그(UEL)까지 치렀던 팀들은 휴식이 절대 부족해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A매치 휴식기를 거친) 5라운드부터는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분석도 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 메일'은 '비디오 분석(VAR) 등이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페널티킥이 늘었다. 또, 수비 대형이 전체적으로 전진하면서 상대의 역습에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도 있다'라며 심판들의 공격적인 판정이나 전술적인 부분이 다득점 경기가 지속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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