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든든한 투구로 LG 마운드를 이끌고 있는 케이시 켈리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유서가 깊은 미 야구전문매체인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할 만한 선수들을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내 선수 10명, 외국인 선수 7명에 대한 MLB 스카우트들의 리포트를 요약해 나름의 평가를 내렸다.

국내 선수로는 김하성(키움)이 1위였고, 외국인 선수로는 7명 중 케이시 켈리(31·LG)가 첫 손에 뽑혔다. 지난해 LG와 계약을 맺고 KBO리그에 입성한 켈리는 첫 시즌 29경기에서 180⅓이닝을 던지며 14승12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투구를 했다. 결국 재계약에 골인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켈리에 대해 “2008년 보스턴의 1라운드 픽을 받은 후 네 차례나 전체 유망주 TOP 100에 오른 선수다. 다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었다”고 떠올리며 “2019년 LG와 계약을 맺었고 KBO리그 데뷔 시즌에서 14승12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한 뒤 LG와 재계약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취재에 응한 MLB 스카우트들은 “KBO리그에 간 메릴 켈리(애리조나)와 조쉬 린드블럼(밀워키)의 스터프 자체가 도약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마운드에 오르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자신의 스터프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런 자신감이 선수의 잠재력을 깨우고, 미국 재진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켈리도 마찬가지 케이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점쳤다. MLB 스카우트들은 ‘베이스볼 아메리카’에 “켈리 또한 자신이 보유한 네 가지 구종을 견고하게 던지기 시작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앞선 선수들(켈리·린드블럼)과 같은 방식의 발전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그들(MLB 스카우트)은 켈리가 그런 면에서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를 맺었다.

그런 MLB 스카우트들의 기대는 현실이 됐다. 켈리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9-0 승리를 이끌었다. 켈리 개인적으로는 시즌 14번째 승리가 올라갔다. 평소 강했던 KIA라 그런지는 몰라도, 이날도 자신의 구종을 최대한 활용하며 6이닝을 손쉽게 먹어치웠다. 켈리는 경기 후 “야수들의 안정된 수비와 허슬플레이 덕에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웃었다.

켈리는 16일까지 시즌 27경기에서 167⅓이닝을 던지며 14승7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 중이다. 여전히 호성적이다. 시즌 전 예상치 못했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로 출발이 꼬였으나 7월 이후로는 완전히 안정세를 찾았다. 특히 8월 이후 12경기에서는 79이닝을 던지며 10승 무패, 평균자책점 1.94의 완벽한 투구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성장했다고 봐도 되는 시즌이다.

LG의 외국인 선수 다승 랭킹에도 상위권에 있다. 켈리는 이제 정규시즌 1~2경기 등판이 남았다. LG의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승은 2000년 해리거로 17승이다. 그 다음이 지난해와 올해 켈리, 그리고 지난해 타일러 윌슨의 14승이다. 켈리가 해리거의 기록을 깨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20년 만의 ‘LG 외국인 15승’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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