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안정감 있는 투구 내용을 선보이고 있는 김세현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진행한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권을 우완 불펜인 김세현(33)에 투자했다. 전성기에서 떨어지는 선수라는 인식도 있었지만, SK는 불펜에서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전반적으로는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5월부터 7월 초까지 2군 생활을 거치는 등 애를 먹었다. 1군 복귀 후에도 들쑥날쑥한 경기력이 문제였다. 김세현은 시즌 38경기에서 38⅓이닝을 던지며 2승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5.87을 기록 중이다. 6점에 가까운 평균자책점은 당초 기대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러나 9월 말부터는 투구 내용이 달라졌다. 김세현은 9월 24일 이후 가진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10월 들어 가진 7경기에서는 9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이 0이다. 이 기간 피안타율은 0.172,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89로 안정감이 있다. 이제는 리드하는 상황에서도 쓸 수 있는 정도로 벤치의 신임도 커졌다.

사실 구속이 완벽하게 올라온 것은 아니다. SK는 당초 김세현이 140㎞대 중반 이상의 공을 던져야 반등할 수 있다고 봤다. 최근 구속은 140㎞대 초반도 나온다. 그럼에도 결과는 좋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그 포인트로 ‘변화구’를 뽑는다. 변화구가 좋아지면서 타자들의 계산을 흔들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감독대행은 17일 인천 kt전을 앞두고 김세현에 대해 “변화구 제구가 좋아졌다. 전에는 거의 패스트볼 승부를 했다면, 이제는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볼들의 제구가 되고 있다”면서 “패스트볼의 스피드는 초반보다 많이 안 나오고 있지만, 변화구를 생각해야 하는 타자들의 심리가 있다. 패스트볼을 생각했다가 변화구가 제구가 돼 들어오면 타자는 혼돈이 될 수 있다. 로케이션 싸움을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박 감독대행은 최근 불펜투수들을 대체로 격일제 투입하는 편이다. 1이닝 미만에서 끊어주는 경우, 1이닝에서 끊어주는 경우도 있으나 투구 수가 많지 않고 볼이 괜찮으면 그 다음 이닝에도 마운드에 올린다. 그리고 차라리 하루를 푹 쉬게 하는 것이다.

이런 구상 하에 김세현은 최근 5경기 중 3경기에서 1이닝 초과 근무를 했다. 그럼에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막판 분전 중이다. 내년 구상을 해야 하는 SK도 지금 김세현의 구위를 면밀하게 관찰하며 판단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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