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정찬성(33, 코리안좀비MMA)이 브라이언 오르테가(29, 미국)의 벽에 막혀 페더급 타이틀 도전권을 눈앞에서 놓쳤다.

UFC 페더급 4위 정찬성은 1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80 메인이벤트에서 페더급 2위 오르테가에게 5라운드 종료 0-3(45-50, 45-50, 45-50)으로 판정패했다.

저지 3명이 모두 5점 차를 채점했다. 1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모두 오르테가가 이겼다는 뜻이다.

정찬성은 주짓수와 타격 모두 오르테가에게 앞서 있다고 자신했다. 국내 외 전문가들의 예상도 다르지 않았다. 오르테가 역시 정찬성 못지않은 진흙탕 싸움의 달인으로 '좀비 싸움'이 된다면 정찬성이 이긴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정찬성이 톱독, 오르테가가 언더독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르테가는 달랐다. 정찬성과 전면전을 철저하게 피하고 마치 매뉴얼을 짜놓은 듯 정찬성의 모든 패턴에 대응했다. 양손잡이 타격가이지만 사우스포로 거리 이점을 살렸고, 정찬성의 발차기엔 킥 캐치로 반격했다. 정찬성이 순간적으로 들어오면 기습적으로 스피닝 엘보를 휘둘렀다.

2라운드 정찬성은 거리를 좁히고 오르테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복부와 안면 연타로 주도권을 잡았고, 오르테가의 테이크다운은 쉽게 방어했다.

정찬성이 오르테가가 등을 돌린 틈을 타 러시했다. 그런데 이때 오르테가의 백스피닝엘보가 정찬성의 턱에 꽂혔다. 야이르 로드리게스에게 당했던 그 한 방. 정찬성은 다운당했고 오르테가가 압박했다. 피니시 위기에서 가까스로 2라운드 종료 공이 울렸다.

1라운드와 2라운드를 따냈다고 판단한 오르테가는 더욱 단단한 방어벽을 구축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진 정찬성은 3라운드에서도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오르테가에게 왼손 훅을 허용했다. 4라운드에서도 정찬성에게 오르테가는 너무 멀었다.

에디 차 타격 코치는 4라운드가 끝나고 정찬성에게 "무조건 KO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1라운드와 4라운드를 모두 밀린 정찬성은 승리하기 위해선 무조건 피니시로 경기를 끝내야 했다.

정찬성은 압박 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오르테가는 완전히 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정찬성은 가드를 내리고 전진했지만 달아나는 오르테가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정찬성은 지난 2013년 8월 조제 알도와 타이틀 도전권에서 패배한 이후 병역 의무를 치르기 위해 옥타곤을 떠났다.

"링러스트는 허구"라고 외친 정찬성은 2017년 4년 만에 경기에서 데니스 버뮤데즈를 TKO를 꺾고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화이트 대표의 극찬과 함께 UFC 125주년 대회에 메인이벤트를 장식했지만 야이르 로드리게스에게 경기 종료 1초를 남겨 두고 엘보 KO 패를 당했다.

패배는 정찬성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정찬성은 사비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파이트레디 체육관으로 향했고, 이곳에서 에디 차 타격 코치와 에릭 알바라신 레슬링 코치 등을 만났다.

미국에서 훈련한 정찬성은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랭킹 5위 헤나투 모이카누와 전 라이트급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를 연달아 1라운드 TKO로 잡고 타이틀 도전권에 다가섰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이 경기 승자가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2, 호주)와 타이틀 도전권을 치를 것이라고 경기 전 공언했다.

하지만 마지막 산을 넘지 못하고 타이틀 도전 꿈이 좌절됐다. 다시 타이틀 도전권을 얻기 위해선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오르테가는 2014년 UFC에 데뷔한 이후 클레이 구이다, 모이카노, 컵 스완슨, 에드가 등을 연달아 잡고 UFC 7연승 통산 14전 전승으로 떠올랐다.

2018년 12월 맥스 할로웨이와 타이틀전에서 패배했지만 정찬성을 잡고 두 번째 타이틀 도전 기회를 얻었다. 통산 전적은 15승 1패 1무효.

오르테가와 악연은 이날 경기로 완전히 끝났다.

정찬성은 지난해 12월 부산 대회에서 오르테가와 맞붙을 예정이었으나, 오르테가의 십자인대 부상으로 무산됐다.

이후 정찬성은 ESPN 아리엘 헬와니 기자와 인터뷰에서 "(오르테가가) 날 피해 도망갔다"고 인터뷰했고, 오르테가는 "사실이 아니다"며 정찬성은 물론 해당 발언을 통역한 박재범을 때리겠다고 위협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UFC 248에 정찬성과 함께 참관한 박재범의 뺨을 손바닥으로 때리면서 경찰 조사를 받았고, SNS를 통해 사과했다.

정찬성은 경기 전 오르테가와 악연은 끝났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 오르테가는 정찬성에게 절을 했고 둘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UFC 파이트 나이트 180 경기 결과

-메인 카드

[페더급] 브라이언 오르테가 vs 정찬성
브라이언 오르테가 5라운드 종료 3-0(50-45, 50-45, 50-45) 판정승

[여성 플라이급] 캐틀린 추카기언 vs 제시카 안드라지
제시카 안드라지 1라운드 4분 55초 TKO승(펀치)

[라이트헤비급] 지미 크루트 vs 모데스타스 부카우스카스
지미 크루트 1라운드 2분 1초 KO승(펀치)

[웰터급] 클라우디오 실바 vs 제임스 크라우스
제임스 크라우스 3라운드 종료 3-0(30-27, 30-27, 30-27) 판정승

[페더급] 토마스 알메이다 vs 조나탄 마르티네즈
조나단 마르티네스 3라운드 종료 3-0(30-27, 30-27, 30-27) 판정승

-언더 카드

[라이트급] 마테우스 감롯 vs 구람 구타텔라즈
구람 구타텔라즈 3라운드 종료 2-1 판정승

[여성 플라이급] 질리언 로버트슨 vs 폴리아나 보텔로
질리언 로버트슨 3라운드 종료 3-0(29-28, 29-27, 29-27) 판정승

[미들급] 박준용 vs 존 필립스
박준용 3라운드 종료 3-0(30-25, 30-25, 30-25) 판정승

[라이트급] 제이미 멀라키 vs 파레스 지암
파레스 지암 3라운드 종료 3-0(29-28, 29-28, 29-28) 판정승

[라이트헤비급] 가지무라드 안티구로프 vs 막심 그리신
막심 그리신 2라운드 4분 58초 TKO승(펀치)

[밴텀급] 마틴 스트리글 vs 사이드 누르마고메도프
사이드 누르마고메도프 1라운드 51초 TKO승(펀치)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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