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쳇말로 상대 수싸움에 철저히 '말렸다'.
정찬성은 18일(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80 메인이벤트에서 오르테가에게 5R 종료 만장일치 판정(45-50, 45-50, 45-50)으로 졌다.
오르테가 운영의 묘가 빛났다. 근거리에서 타격과 레슬링으로 난타전을 즐기는 정찬성 특성을 정확히 꿰뚫었다.
25분 내내 단 일초도 쉽게 거리를 허락지 않았다. 접근하면 프론트 킥과 레그 킥, 날카로운 잽을 던져 정찬성을 물러서게 했다.
2라운드 4분 9초쯤 백스핀 엘보는 치명적이었다. 타격 횟수는 물론 임팩트까지 내준 한 방이었다. 이후 흐름이 오르테가쪽으로 급격히 쏠렸다.
1, 2라운드 모두 유효타 수가 오르테가보다 적었다. 각각 14-24, 14-23으로 포인트 싸움에서 우위를 뺏겼다.
3라운드 끝나고 정찬성 세컨드 에디 차가 조언을 건넸다. "오르테가 태클은 신경 안 써도 된다. 백스텝에 주의하고 거리를 뚫어야 한다"며 코좀을 일깨웠다.정찬성은 킥을 앞세워 거리싸움에 다시 들어갔다. 하나 원체 오르테가 킥 캐치가 눈부셨다. 빠르고 정교했다. 뭘 만들어가려 하면 어김없이 앞손과 킥이 날라왔다.
오르테가는 능란하게 공수를 오갔다. 수비 모드를 취하다가 왼손 카운터 훅으로 이따금씩 정찬성 안면을 두들겼다. 심리적으로도 타격을 입힐, 유효타였다.
4라운드 2분 49초께 정찬성이 이날 첫 태클을 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 이 과정에서 왼쪽 눈에 커팅이 났다. 태클 들어갈 때 오르테가 머리가 정찬성 눈을 스쳤다.
5라운드 들어 정찬성은 KO를 노렸다. 그 수(手)밖에 없었다. 전진 스텝을 쉼 없이 밟았다.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오르테가는 끊임없이 사이드 스텝, 백스텝을 밟으며 도망다녔다.
'깡총깡총' 뛰면서 근접전을 피했다. 이대로 포인트를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찬성은 시작부터 끝까지 오르테가를 괴롭히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