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역전 투런포를 때리며 팀 승리에 공헌한 장성우 ⓒkt위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kt 주전 포수 장성우(30)는 1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2회 역전 투런포를 때렸다. 그런데 1루를 지나자마자 한 선수를 향해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장성우의 시선이 향한 곳은 SK 1루수 오태곤(29)이었다. 두 선수 사이에 어떤 감정이 있어서 장성우가 도발(?)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두 선수는 롯데와 kt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으며 굉장히 친한 사이다. 

사연이 있었다. 오태곤은 16일 인천 kt전에서 0-0으로 맞선 3회 결승 3점포를 터뜨리며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이홍구와 맞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오태곤은 유독 친정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kt와 6경기에서 타율 0.350에 2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옛 동료들을 괴롭히고 있다.

17일 경기를 앞두고 오태곤은 장성우를 만나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친한 사이지만 엄연히 다른 팀인 만큼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이에 질세라 장성우도 오태곤을 상대로 kt의 기백을 대표해 세리머니를 한 셈이 됐다. 물론 악의는 없었고, 양팀 더그아웃의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오태곤도 홈플레이트에 앉은 장성우를 괴롭혔다. 17일 3타수 1안타에 4사구 2개를 골라내며 3번 출루했고, 3득점을 올렸다. 16일은 오태곤, 17일은 장성우가 승리를 이끌었으니 일단 1승1패 상황에서 18일 마지막 경기에 임하는 모양새다.

오랜 기간 오태곤을 살리기 위해 애썼던 이강철 kt 감독 또한 18일 경기를 앞두고 “지난해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가장 좋을 때의 모습이 나온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선수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더 무섭다”고 했다. 이 감독은 17일 경기를 앞두고도 “그런 모습 때문에 포기하기 힘든 선수였다. 다른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오태곤의 앞길을 응원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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