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오지환 ⓒ 수원,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20일 수원 kt위즈파크 그라운드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5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선발 임찬규가 주자 2명을 두고 교체된 뒤, 필승조 정우영이 볼넷으로 만루를 자초하더니 몸에 맞는 공으로 실점했다. 

2사였지만 만루. 상대 타자는 장타력 있는 문상철이라 LG의 리드가 이어진다고 장담하기 어려웠다. 외야로 빠지는 단타 하나만 나와도 동점, 장타라면 역전을 걱정해야 했다. 

정우영은 볼카운트 2-2에서 주 무기 투심을 던져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공이 문상철의 방망이에 빗맞으면서 투수와 유격수 사이로 천천히 굴렀다. 문상철이 내야안타를 기대할 수도 있는 행운의 타구가 됐다. 

그러나 문상철의 꿈은 LG 유격수 오지환 앞에서 깨졌다. 오지환은 빠른 전진으로 타구를 낚아챈 뒤 자신의 강점 강한 어깨를 활용해 문상철을 잡아냈다. 문상철은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감수하며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했지만 오지환의 송구가 먼저 1루수 김현수의 글러브에 도착했다. 

오지환이 이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다면 LG의 리드는 1점 차로 줄고 만루 위기는 이어져야 했다. 그러나 만약은 없었다. 오지환의 호수비로 4-2, 2점 차 리드를 지킨 LG는 8회 3점을 보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오지환의 결정적 수비는 8회에도 나왔다. 1사 만루에서 또 문상철의 타구가 오지환에게 왔다. 오지환과 2루수 구본혁을 거친 공이 1루수 김현수에게 도착하는 사이, 문상철은 아직 1루를 밟지 못했다. 

LG는 9회말 4실점에도 7-6 승리로 kt에 1.5경기 차로 앞섰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5회와 8회 오지환의 수비는 1승 그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LG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김민성 정주현, 오지환의 병살 처리 등 수비에서 좋은 플레이가 나왔다"며 내야수들을 칭찬했다. 

한편 오지환은 5타수 1안타 1타점으로 3할대 타율(0.305)을 지켰다. 남은 4경기에서 15타수 2안타에 그쳐도 데뷔 후 첫 3할 타율을 기록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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