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KBO 2차 드래프트의 최고픽으로 뽑히는 이보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올 시즌 불펜 개편의 공신 중 하나로 베테랑 이보근(34)을 손에 꼽는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 당시 1라운드로 뽑은 이보근은 시즌 초반 구위 저하를 이겨내고 kt의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이보근은 시즌 47경기에서 45이닝을 던지며 3승1패6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2.60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보근은 키움과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첫 해인 2019년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72로 부진했다. FA 계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1군에 오랜 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결국 보호선수 40인에서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 이적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었다. kt도 1라운드 보상금 3억 원을 투자했고 적지 않은 연봉(2억 원)을 떠안았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이 정도 성적에 연봉 2억 원이 크게 아깝지 않은데다, 향후 보유 기간만큼 보상금의 비중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모두가 이보근처럼 성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가 더 많다. 매번 2차 드래프트 때마다 많은 선수들이 유니폼을 바꿔 입지만, 생각만큼 자리를 잡지 못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SK의 경우 김세현 채태인이라는 즉시전력감 베테랑, 그리고 정수민이라는 미래 투자로 3장을 행사했다. 다만 김세현은 올 시즌 기대보다 부진했고, 채태인은 준수한 성적과 별개로 부상이 잦아 68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나마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3라운드픽 정수민이 가능성을 보여줌에 따라 만회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반적으로 ‘대박’은 아니었다. 

한화는 이해창 정진호가 꾸준히 1군에 포함되며 평균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시즌 초반 1군 무대에서 뛰던 이현호는 6월 이후 1군 출장 경기가 없다. NC는 2라운드에서 뽑은 홍성민이 27경기에서 1승8홀드 평균자책점 1.11을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반대로 강동연 김기환은 1군에서 확실한 전력감이 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삼성의 1라운드 픽을 받은 노성호는 42경기에 나가 35이닝을 던졌다. 성적이 아주 좋지는 않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시기도 있었고 전반적인 공헌도도 있었다. 반대로 전체 1순위로 롯데에 뽑힌 외야수 최민재는 1군에서 뛰지 못했고 줄곧 2군에만 있었다. KIA의 유일한 픽이었던 변시원 또한 1군 출장은 5월이 마지막이다. 

가장 ‘빅네임’이라는 평가를 받은 정근우(LG)는 72경기에서 타율 0.240에 머물며 최근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린 상황이다. 정근우는 20일 수원 kt전에서도 벤치를 지켰고, 10월 이후 타석은 11번에 불과했다. 백청훈과 김대유의 1군 출전 경기 수는 합계 5경기로 1군에 큰 보탬이 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2차 드래프트 제도를 다시 생각하자는 말도 나온다. 40인 바깥에서 확실한 전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2차 드래프트의 경우는 상당수 구단이 지명권을 3장 모두 행사하지 않으며 ‘반쪽짜리 제도’라는 비판도 있었다. 키움·두산은 지명권 3장을 모두 패스했고, KIA와 롯데는 2장, 삼성·kt도 1장을 쓰지 않았다. 3장 모두를 행사한 팀은 NC·LG·SK뿐이었다. 생존율이 떨어지는 사례가 계속 쌓이면 결국 제도 무용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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