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의 가을야구 명운을 쥔 김현수(오른쪽)와 고우석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LG는 2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7-6으로 이겼다. 중요한 경기에서의 승리로 LG의 정규시즌 2위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LG는 남은 4경기에서 3승을 하면 사실상 자력으로 2위를 확정지을 수 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의 찜찜함은 어쩔 수 없었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가을야구를 바라봐야 하는 LG다. 주축 선수들의 전체적인 컨디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퍼즐들인 김현수(32)와 고우석(22)의 경기력이 불안감을 이어 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10월 들어 타격이 좋지 않은 김현수는 이날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5회 잘 맞은 타구가 투수 전유수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는 등 운도 좋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시원시원한 맛이 없었다. 마무리 고우석은 9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1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을 기록하는 부진 끝에 4실점했다. 1점차까지 쫓긴 끝에 겨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현수는 9월까지는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였다. 득점이나 타율 등에서 타이틀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였다. 그러나 10월 19경기에서 믿을 수 없는 난조다. 타율은 0.188까지 떨어졌고, OPS(출루율+장타율) 또한 0.511에 머물고 있다. 이 기간 홈런은 단 하나도 없었고, 2루타 이상의 장타도 딱 하나뿐이다. 9월 30일 0.353이었던 타율은 어느덧 0.333까지 떨어졌다.

고우석도 들쭉날쭉한 감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무릎 부상으로 고전한 고우석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54. 8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하며 살아나는 듯했던 고우석은 10월 8경기에서의 평균자책점이 6.23이다. 가을로 갈수록 점점 강해지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오히려 그 기대와는 반대인 셈이다. 슬라이더의 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수는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준플레이오프 통산 타율은 0.247, 플레이오프는 0.278, 한국시리즈는 0.261이다. ‘영원한 3할 타자’라는 이미지를 생각하면 전체적인 성적이 떨어지는 건 맞다. KBO리그 복귀 후 첫 가을이었던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도 타율 0.176에 머물렀다. 고우석도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0을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좋은 인상을 심지 못했다. 세이브를 기록한 날도 있었지만, 마무리는 무너지는 인상이 더 큰 법이다.

LG는 타선과 불펜에서 모두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다. 불펜 불안은 하루 이틀 지적된 문제가 아니다. 고우석 앞에 나서는 정우영의 투구도 한창 좋을 때만은 아니다. 마무리 붕괴가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지난해 고우석 스스로가 실감했다. 타선에서는 로베르토 라모스의 부상으로 역시 변수가 큰 상황이다. 라모스가 어떤 감으로 가을을 맞이할지 아무도 모른다. 김현수가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누가 뭐래도 LG 타선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수는 김현수다. 

그래서 남은 4경기는 팀은 물론 두 선수에게도 중요하다. 최대한 좋은 흐름에서 4경기를 마치고 포스트시즌으로 넘어가야 한다. 다행히 LG의 잔여경기 일정은 여유가 있다. 21일과 22일을 쉬고 23일~24일 2연전, 그리고 또 한참을 쉬고 28일 한화전, 30일 SK전을 치른다. 어깨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김현수에게는 반가운 일정이다. 투구 조정이 필요한 고우석도 마찬가지다. LG의 올 가을이 다르려면, 두 선수의 올 가을이 달라야 한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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