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탬파베이 케빈 캐시 감독.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탬파베이 레이스 케빈 캐시 감독은 메이저리그에 '오프너'라는 신조어를 만든 주인공이다. 처음에는 뛰어난 선발투수가 부족한 스몰마켓 팀의 궁여지책 정도로 여겨졌던 오프너 전략은 순식간에 다른 팀으로 퍼져나갔다. 

캐시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괴짜에서 전략가로 바뀌었다. 탬파베이는 올해도 팀 평균자책점 3.56으로 아메리칸리그 2위에 올랐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투수력을 바탕으로 월드시리즈까지 올라왔다. 챔피언십시리즈 7경기에서는 22실점에 그쳤다.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진출한 4개 팀 가운데 가장 적은 실점이다.

캐시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투수 기용으로 재미를 봤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양키스와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는 2차전 선발 등판 후 이틀 쉰 타일러 글래스노를 첫 번째 투수로 예고했다. 탬파베이는 이 경기에서 글래스노(2⅓이닝)-닉 앤더슨(2⅔이닝 1실점)-피트 페어뱅크스(2이닝)-디에고 카스티요(2이닝)를 기용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은 일관성이 있었다. 1번타자 DJ 르메휴 타석이 오기 전, 즉 타순이 한 바퀴 돌았을 때를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잡았다. 르메휴는 타석마다 다른 투수를 상대해야 했다. 

그런데 21일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는 글래스노에게 무려 112구를 던지게 했다. 경기 내용이 깔끔했던 것도 아니다. 글래스노는 1회부터 직구 제구가 흔들려 투구 수 관리에 애를 먹었다. 4⅓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기록했지만 볼넷 6개를 내주면서 고전했다. 결국 4회 코디 벨린저에게 선제 2점 홈런을 내줬고, 5회에는 4실점했다. 

그런데 캐시 감독은 글래스노의 고전을 지켜보기만 했다. MLB.com은 글래스노가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점과 1사 2, 3루에서도 교체되지 않은 점이 평소와 달랐다고 지적했다. 캐시 감독은 "1사 2, 3루에서 글래스노가 먼시를 삼진 처리하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1-2 열세에서 최선의 결과가 나오기를 바랐지만 결과는 1루수 땅볼이었고, 하필이면 3루 주자가 무키 베츠였다. 

두 번째 투수 라이언 야브로는 1-4로 끌려가던 5회 1사 1, 3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6회에는 세 번째 투수 조시 플레밍이 연속 안타를 맞는데도 그대로 마운드에 뒀다. 결국 탬파베이는 1차전을 3-8 완패로 마쳤다. 8실점은 양키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 9-3 패배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실점이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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