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수원 kt전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를 기록한 원태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삼성은 올 시즌 여러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향후 도약의 토대를 다지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성적’까지 잡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어쨌든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가졌다.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마운드에서는 최채흥(25)과 원태인(20)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최채흥은 20일 인천 SK전에서 생애 첫 10승 고지의 감격을 누렸다. 규정이닝까지 5이닝만 남겨두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3.63으로 준수한 편이다. 

이중 최채흥은 최근 이닝소화능력, 그에 걸맞은 투구 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채흥은 최근 9경기에서 1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100구 이상을 던졌다. 4경기는 110구 이상이었다. 10월 14일 대구 SK전에서는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으나 7⅔이닝 동안 개인 최다인 120구를 던지며 1실점으로 호투, 강한 인상을 남겼다.

허삼영 감독은 21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최채흥은 이 정도 퍼포먼스까지 예상하지 못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회복이 잘 되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런데 나도 깜짝 놀란 게 최채흥과 휴식일에도 웨이트장에서 만나는 경우가 있다. 루틴을 만들어간다는 자체가 의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본다”고 흐뭇한 심정을 드러냈다.

최채흥에 비하면 2년차 원태인의 성적은 다소 아쉬웠던 편. 물론 대졸 신인으로 올해 3년차인 최채흥과, 고졸 2년차인 원태인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 원태인도 20일까지 총 126이닝을 던지며 경험을 쌓아가는 중이다. 특별한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는 자체가 긍정적인 대목이다.

원태인은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7이닝 동안 123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 지원이 없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이닝까지 최고 14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며 힘을 냈다. 123개는 자신의 종전 한 경기 최다 투구 수(104구)를 까마득하게 넘어서는 수치였다.

물론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아직 어린 선수에게 120구 이상을 던지게 한 것은 의아한 대목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매번 120구를 던진 것도 아니었고, 사실상 시즌 마지막 등판에 가까웠다. 원태인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100구 이상 투구 경기가 7경기였고, 그나마 최고 투구 수는 102개였다. 이를 종합하면 뭔가의 '느낌'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하게 하려는 벤치의 의도가 엿보였다. 

123구 중 76구가 포심패스트볼 승부였다. 변화구에 의존하지 않고 힘을 짜내 마지막까지 힘으로 붙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8㎞까지 나왔다. 여기에 체인지업(26구), 슬라이더(17구)를 섞어 던지며 맞혀 잡는 피칭을 했다. 원태인은 이날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종전 5점대(5.14)에서 4.94까지 낮췄다. 승리는 없었지만, 원태인으로서도 이런 경험은 기억에 남을 법하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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