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현대-전북 현대의 K리그1 26라운드 화상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울산 현대-전북 현대의 K리그1 26라운드 화상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

"김도훈 감독에게 행운을 빈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현대 감독)

원격으로 만났지만, 감정은 충분히 느껴졌다. 우승 목전에서 뒤집혔던 경험자는 최대한 떨리는 감정을 누르려 했고 정상을 경험했던 경험자는 여유가 넘쳤다.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 26라운드 울산 현대-전북 현대의 화상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두 구단의 클럽하우스를 연결하고 취재진은 축구회관 다목적룸에서 팬과 함께 만나는 형식이었다. 

양팀은 오는 25일 울산의 홈인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만난다. 승점 54점으로 동률인 가운데 울산이 다득점에서 앞서(울산 +51, 전북 +43) 1위다. 울산이 전북을 이긴다면 사실상 우승이 확정적이다. 반대로 전북이 이기면 울산의 우승 가능성은 더 줄어든다. 

김도훈 감독은 "중요한 경기를 홈에서 치른다. 즐거운 축구,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최대한 부담을 덜고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라이스 감독도 "울산전은 결승전이라고 해도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경기를 기대한다. 충분히 팬들에게 좋은 경기와 결과로 보답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다득점에서 앞선 울산이 여전히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비긴다고 하더라도 최종전에서 똑같이 이기면 울산이 우승한다. 다만, 울산은 25라운드 포항전에서 불투이스, 비욘존슨이 퇴장당해 공수에서 높이라는 장점을 일부 상실했다. 

김 감독은 "빠진 선수에 대해서는 뒤에 준비하는 자원이 있다. 포지션 변형 대신 자리를 메울 선수의 역할만 생각 중이라"라며 큰 변화 대신 울산의 강점 극대화에만 집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물론 '트라우마' 극복이 필요한 울산이다. 지난해에도 울산은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와 최종전에서 비겨도 우승이었지만, 패하며 전북에 우승컵을 내줬다. 올해도 25라운드 포항에 패하며 도망갈 기회를 놓쳤다. 전북에 올해 한 번도 이기지 못해 꼭 승점 3점을 가져와야 한다.

김 감독은 "포항에 9명으로 싸워서 0-4로 졌는데 첫 겨루기에서 4-0으로 승리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다가올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한 경기 진 것에 대한 생각을 빨리 잊고 전북전에 집중하고 어떻게 하면 좋은 목표에 도달할 것인지 생각하며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라며 온 신경이 전북에 몰려 있음을 전했다. 

반면 모라이스 감독은 리그 경기 중 일부라는 시각이었다. 그는 "전북은 누구를 만나든 이겨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 울산이라서 이겨야 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경기에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다. 어느 팀이 됐든 항상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겠다"라며 여유를 보였다. 

결국, 팀의 강점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김 감독은 중요한 경기마다 퇴장이 나온다는 지적에 "퇴장 상황에서 의욕이 넘쳤던 것 같다. 퇴장을 받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해야 한다. 전북전때는 잘하는 것을 시키겠다. 자신감 얻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마냥 미소를 보이던 모라이스 감독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예측 못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선수들과 같이 즐겁게 할 수 있어서 기쁘다. 모든 상황을 다 즐기고 있다"라며 편안한 축구를 예고했다. 

상대팀에서 나오지 말았으면 하는 선수가 있을까. 김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손준호를 지목하며 "여기저기 관여하는 곳이 많다"라고 귀찮은 존재임을 부각했고 모라이스 감독도 김태환의 이름을 꺼내면서 "울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라서 전북전에 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에도 안 뛰었으면 한다. 정신력이나 투쟁력이 상당히 좋아 그렇다"라며 칭찬했다. 

'사실상의 결승전'에서 승자는 모든 것을 가져간다. 김 감독은 "축구에서 우승은 이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구단이 항상 목표로 삼은 것이다. 현실로 생각하고 노력했지만, 작년에 아쉬움이 있었다. 이제 다시 기쁨으로 만들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며 피와 땀, 눈물의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했다. 

부임 첫해 리그 우승을 했던 모라이스 감독은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3관왕에 가까워져 있다.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이긴다는 생각만 하고 나서면 연말에 좋은 결과로 보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상대를 떠나서 축구는 복싱, 유도, 태권도처럼 때리고 맞는 게 아니라 '아트(예술)'라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조금 더 재미나게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며 긴 호흡의 여정을 예고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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