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인천 SK전에서 퇴장 조치를 받은 딕슨 마차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롯데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28)는 비교적 순한 성품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상을 찌푸리는 일도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더 밝은 편에 속한다.

어쩌면, 2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6회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도 기분이 좋았을 수 있다. 롯데가 진기록을 썼기 때문이다. 롯데는 1-5로 뒤진 6회 네 타자가 연속 솔로홈런을 터뜨리는 정말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경기와 시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듯 네 타자가 차례로 대포를 쏘아 올렸다. 장관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1사 후 이대호부터 시작된 홈런포는 이병규 안치홍을 거쳐 한동희까지 이어졌다. SK는 김정빈이 3연타석 홈런을 맞자 박민호를 올려 진화에 들어갔지만 한동희의 방망이가 달아올랐다. 그 다음 타자가 마차도였다. 그런데 4타자 연속 홈런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마차도가 퇴장을 당한 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상황은 이랬다. 마차도는 2B-2S 상황에서 5구째 바깥쪽 공을 지켜봤다. 그런데 김준희 주심의 콜은 스트라이크, 즉 삼진이었다. 마차도는 이 판정이 억울한 듯했다. 주심을 바라보지는 않았으나 땅을 향해 욕설을 했다. 이를 들은 주심은 지체 없이 퇴장 명령을 내렸다. 마차도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욕을 했다는 이유였다. 주위에서도 들릴 정도로 목소리가 크기는 했다.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진 듯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이 즉각 나와 사유를 물었고 주심은 상황을 설명했다. 허 감독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원칙적으로 주심에 대한 욕설은 퇴장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허 감독이 상황을 판단하고 사이 마차도는 분이 풀리지 않는 듯 더그아웃을 떠났다. 허 감독도 더 이상의 어필은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리플레이 화면으로 보면 마차도가 다소 억울하게 느낄 수 있는 판정이었다. 우타자 바깥쪽 공이었는데 약간 높기도 했다. 물론 사이드암 박민호의 공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살짝 감아 들어오는 성향이 있기는 하지만, 마차도로서는 좌우 폭과 높낮이에서 모두 자신의 존과는 거리가 있었을 수 있다. 이날 존의 좌우폭이 상대적으로 넓은 점도 있었다. 어쨌든 네 타자 연속 홈런에서 마차도의 퇴장으로 끝이 나는, 조금은 이상한 전개였다. 분위기가 널뛴 6회였다. 

욕설로 인한 퇴장이 상벌위로 가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리그규정에도 감독, 코치 또한 선수가 심한 욕설을 하거나 폭언을 해 퇴장 당했을 경우 경고,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제재금 100만 원 이하의 징계를 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여기에 구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경우는 가중 처벌된다. 다만 이번 건의 경우 소란의 정도가 심하지 않았고, 단순 욕설로 판단할 가능성이 커 경고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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