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중요한 시점 등판했으나 부진했던 더스틴 메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토니 곤솔린(26)과 더스틴 메이(23)은 LA 다저스 선발진의 미래들이다. 다저스는 이들을 믿고 지난 오프시즌 몇몇 베테랑 선발투수들을 잡지 않거나(류현진, 리치 힐), 혹은 트레이드(마에다 겐타)했다.

올해가 메이저리그(MLB) 2년차인 두 선수는 다저스의 계산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정규시즌에서 둘 다 잘 던졌다. 곤솔린은 9경기(선발 8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31, 메이는 12경기(선발 10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보다 성적이 올랐다. 다저스는 두 선수 덕에 떠난 선수들을 생각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역시 달랐다.

다저스는 22일(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2020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4-6으로 졌다. 1차전 승리 기세를 몰아 시리즈를 조기에 끝내려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날 다저스는 확실한 선발투수 없이 ‘물량 공세’로 승부를 보려 했다. 그런데 그 계획의 핵심이었던 곤솔린과 메이의 부진이 뼈아팠다.

선발로 나선 곤솔린은 1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길게 끌고 갈 것 없이 바로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네 번째 투수 메이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1⅓이닝 4피안타 3실점하고 무너졌다. 2차전 승부는 여기서 탬파베이 쪽으로 기울었다. 강력한 필승조를 가지고 있는 탬파베이에 리드를 허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패배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

곤솔린의 올해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3경기에서 9.39다. 메이 또한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00으로 부진하다. 정규시즌에서는 잘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히 한 경기를 책임지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전 패배 이후 현지 언론의 비판도 여기에 집중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올해 포스트시즌은 챔피언십시리즈 7경기를 단 일주일에 치러야 했다”면서 “겨울로 시점을 되돌리면 다저스는 곤솔린과 메이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베테랑 선발투수인 류현진, 마에다 겐타, 리치 힐을 보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시즌 불참을 선언한 것도 뼈아프다고 덧붙였다.

ESPN도 “다저스는 마에다를 트레이드했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류현진은 떠나보냈다”면서 “그들은 정규시즌에서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좋은 선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메이와 곤솔린은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가 바란 만큼의 무기가 되어주질 못했다”고 지적했다. ESPN의 진행자인 스티브 메이슨은 “메이는 끔찍했고 곤솔린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다저스는 류현진과 힐, 마에다를 쓸 수 있었다. 다저스는 선발 하나가 모자란다”고 꼬집었다.

물론 다저스의 오프시즌 행보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이렇게 번질지, 포스트시즌 일정이 이렇게 될지, 프라이스가 시즌 불참을 할지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의 현실은 곤솔린과 메이를 중요한 상황에서 쓰기 거북해졌다는 것이다. 다저스는 대안을 찾아야 하지만 지난해 보유했던 베테랑 투수들은 이미 팀을 떠났다. 이들이 떠오르지 않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는 못한 셈이다.

다저스는 3차전에 에이스인 워커 뷸러, 4차전에 최근 투구 내용이 좋았던 훌리오 우리아스, 5차전에는 1차전 역투의 주인공인 클레이튼 커쇼를 차례로 낸다. 여기서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게 가장 좋다. 6차전까지 가면 또 선발투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뷸러가 3일을 쉬고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다저스는 류현진과 마에다 등 오프시즌에 떠난 투수들의 이름이 더 이상 등장해서는 안 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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