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도 휴스턴에서 뛸 가능성이 높은 레일리는 연봉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만 32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MLB)에 재도전한 브룩스 레일리(32·휴스턴)의 선택은 대성공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계약서에 구단 옵션이 있고, 휴스턴이 이를 실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휴스턴 담당기자 제이크 캐플란은 23일(한국시간) 레일리의 올 시즌 성공을 다루면서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계약 내용을 공개했다. 캐플란에 따르면 레일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할 당시 2021년 구단 옵션 조항을 삽입했다. 2021년 옵션액은 200만 달러(약 22억7000만 원)다. 

레일리는 시즌 중 신시내티에서 사실상 방출된 끝에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됐다. 이게 반전이었다. 휴스턴 이적 후 팀 불펜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레일리는 이적 후 17경기에 나가 16이닝을 소화하며 1패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쏠쏠한 활약이었다. 포스트시즌 로스터에도 합류해 6경기에 뛰었다. 역시 성적이 괜찮았다. 6경기에서 5⅔이닝을 던지며 1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캐플란은 레일리에 대해 “휴스턴은 웨이드 마일리와 비슷한 프로필에 흥미를 느꼈다. 그의 구종 구사, 로케이션 등을 변경함으로써 (기량이)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고무적이었고 올 시즌 휴스턴의 좋은 발견이었다. 비교적 적은 표본이지만, 그는 2020년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투수 중 하나였다”고 호평했다.

신시내티와 맺었던 계약 조건은 휴스턴이 그대로 승계했다. 옵션 실행 여부는 휴스턴의 판단이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5일 안에 결정해야 한다. 만약 휴스턴이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레일리는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시장에 나온다.

캐플란은 성적을 근거로 휴스턴이 200만 달러의 옵션을 실행할 것이라 예상했다. 휴스턴의 약점이 불펜이기 때문에 올해 좋은 활약을 보여준 레일리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레일리가 떠나도 어차피 불펜투수 보강은 필요하다. 팀에 적응했고 장·단점을 확실히 알고 있는 기존 선수를 먼저 택할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을 다루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 또한 23일 “레일리의 가장 좋은 구종은 우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커터, 좌타자를 상대로 가장 많이 던지는 슬라이더”라면서 “레일리의 올해 성적은 200만 달러에 옵션에 대한 구단의 결정을 꽤 단순한 ‘예’로 만든다. 2020년 휴스턴이 검증되지 않은 신인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의존을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매체는 “레일리가 2021년 풀시즌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일 수 있다면 그는 2021-2022 오프시즌에 훨씬 더 수익성 있는 FA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롯데에서 뛰며 통산 48승을 거둔 레일리는 롯데의 제안을 뿌리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당장만 놓고 보면 금전과 자리가 보장된 롯데와 재계약하는 것이 나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년 200만 달러의 옵션이 실행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고 무대에서 뛰면서 KBO리그에서는 벌기 힘든 금액도 손에 넣는다. 레일리의 청사진이 실현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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