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이후 승부처에서 부진했던 김원중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롯데 팀 역사에서 단일 시즌 25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총 5명뿐이다. 박동희(1994), 애킨스(2009), 김사율(2012), 김성배(2013), 손승락(2017·2018)이 그 주인공이다.

김원중(27)은 6번째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원중은 22일 현재 시즌 24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남은 경기에서 세이브 하나만 추가하면 이 대열에 올라선다. 마무리 전향 첫 해 거둔 성과라 더 값지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도전은 좌절됐지만, 향후 3년 이상 뒷문을 책임질 가능성을 보여준 김원중의 재발견은 분명 큰 성과다.

그런데 시즌 막판 마무리가 썩 좋지 않다는 게 걸린다. 김원중의 전반기 28경기 평균자책점은 1.86이었다. 쾌조의 질주이자 ‘올해의 마무리’ 후보였다. 그런데 후반기 27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6.59로 확 뛰었다. 9월 이후 19경기만 정리하면 이 수치는 9.00까지 치솟는다. 김원중은 이 기간 19경기에 나가 9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블론세이브도 세 번 있었다. 패전도 세 번이다.

애지중지했던 마무리였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김원중을 특별 관리했다. 때로는 “너무 안 나온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로 관리했다. 허 감독은 김원중을 비롯, 전체적인 선수단의 포커스를 후반기 막판 승부처에 맞춰놓고 있었다. 그 시기에 힘을 내기 위해서는 체력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논리가 있었다. 이론은 좋았다. 그런데 정작 승부처에서 힘을 못 냈다. 구상대로 흘러가지 않은 셈이다.

실제 ‘8치올’(8월부터 치고 올라간다)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던 롯데는 9월에도 총력전을 이어 갔다. 김원중은 자연히 더 빈번하게 호출되고 더 많이 던졌다. 9월 4일 KIA와 더블헤더 2경기에 모두 나간 게 대표적이다. 김원중은 9월 이후 19경기에서 1이닝 초과 소화가 4번 있었고, 5타자 이상을 상대한 경기는 9번이나 됐다. 8회 호출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결과적으로만 말하자면 이런 일정을 버티지 못한 셈이 됐다. 

2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도 결과적으로 ‘포아웃 세이브’에 실패했다. 8-6으로 앞선 8회 2사 1,2루 위기는 잘 넘겼다. 그러나 9회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더니 결국은 이재원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을 안았다. 오태곤 고종욱에게 맞은 포크볼은 밋밋했다. 최정과 이재원은 포심패스트볼을 자신의 타이밍에서 정확하게 받아쳤다. 구속과 별개로 공에 힘이 떨어졌음을 의미하는 대목일 수 있다. 

여러 의견이 나온다. 체력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8월까지만 해도 경기당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6㎞에서 148㎞ 정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9월 이후 145㎞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아진 건 기록으로 드러나는 사실이다. 풀타임 마무리 첫해 시행착오를 겪는다는 분석도 있고, 볼 배합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다양한 문제의 복합인 만큼 이 부진을 잘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어차피 롯데의 내년 개막 마무리도 김원중일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체력적 문제라면 활용 방법을 조금 더 정밀하게 가다듬는 것이 중요할 것이고, 다른 문제라면 그에 맞는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 마무리가 자주 바뀌는 건 팀 불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현장과 프런트가 머리를 잘 맞대야 할 부분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