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여의도, 박성윤 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발투수 김광현이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광현은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이후 2주간 자가격리를 거쳐 기자회견을 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김광현은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시작했고.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꿔 세인트루이스 마운드를 지켰다. 올 시즌 김광현은 8경기 등판, 7경기 선발,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김광현은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도 언급되고 있다.

김광현은 포스트시즌 1선발로도 선발 등판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 1선발로 선택했다는게,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 설명이다. 김광현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강타선을 상대로 3⅔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해당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이겼으나, 최종 시리즈 스코어에서 1-2로 져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은 막을 내렸다.

다음은 김광현과 일문일답이다.

◆ 한국 귀국 소감

이 자리가 저에게 부담스러운 자리인 것 같다. 저를 응원해주시고, 미국을 갈 수 있게 도와주신 팬들께 인사하고 보고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 귀국 당시 기분은?

많이 설렜다. 살면서 한국에만 계속 있다가 외국에만 오래 있었던 적이 처음이다. 한국 음식도 많이 먹어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공항이 한산했다. 그래서 아쉬웠다. 많은 국민이 힘들었을 것 같다. 빨리 코로나19가 없어져서, 다시 원래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 자가격리 끝나고 먼저 한 일은?

코로나19로 미국에서 미용실을 잘 가지 못했다. 스스로 아저씨 영화를 찍듯이 밀었다. 그래서 머리가 산발이었다. 기자회견 자리가 있어서 깔끔하게 인사드리고 싶어 머리를 잘랐다. 그리고 집에서 푹 쉬었다. 격리를 하는 동안, 할 일이 있으면 시차적응이 됐을 텐데, 눈 뜨면 밥 먹고 졸리면 자는 상황이라서 시차적응이 어려웠다.
▲ 김광현 ⓒ 한희재 기자

◆ 개막 연기에도 귀국을 하지 않았다.


한국이 안전했다. 미국보다 한국이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적어 안전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미국에서 입국 금지를 하게 되면, 데뷔 기회조차 받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 됐다. 통역해주는 친구랑 음식 많이 해먹으면서 끈끈해졌다. 웨인라이트랑 캐치볼을 같이하면서 친해졌다.

◆ 기억에 남는 순간?


개막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개막 언제하냐고 대책 없이 통역을 졸랐다. 통역이 다 받아줬다. 고맙게 생각한다. 음식 해먹은 것 기억난다. 경기는 첫 승 했을 때 기억난다. 가장 꿈꿔왔던 순간이다. 경기할 때는 못 느꼈는데 끝나고 내려와서 인터뷰하는데, 울컥했다. 정말 내 꿈이었던 걸 이뤄서 기뻤다. 

◆ 월드시리즈 탬파베이 레이스와 LA 다저스 우승 팀 예상은?

다저스는 현지 팬들이 많고 전통의 강호다. 탬파베이는 신흥 강호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다저스가 조금 더 전력이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비슷할 것 같은데 4-3 패로 7차전, 끝까지 갈 것 같다.

◆ 겨울 계획

계속 실내에만 있었다. 원래 야외에서 뛰어다니고, 숨가쁘게 러닝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는데, 올해는 집 안에서만 있었다. 한국에 와서 밖에 나와서 재활, 치료 열심히 하고 1월에는 몸 제대로 만들 생각이다. 올해 시즌을 치른 것보다 내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발만 담가보는 시즌이었다고 본다. 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년에는 좋은 성적을 거둬서 당당하게 인사하고 싶다.

◆ 준비 과정, 루틴 어려웠을 것 같다


마무리로 갔다가 선발로 돌아오면서,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엇다. 후배들이나 선배들이 한국에 있으면서, 선발 마무리하면서 몸관리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팀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 할 수 있다 생각하니까 할 수 있게 됐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된다는 걸 올해 많이 느꼈다.

◆ 몰리나와 호흡

몰리나는 제가 잘 던질 수 있게 해준, 첫 번째 은인이다. 투수를 가장 편하게 해준다. 투수가 잘 던지게 할 수 있는 포수다. 그런 포수가 한국에서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공을 사인 낸다는 게, 연구하거나 공부하지 않으면 잘 모른다. 자신 있어 하는 공은 찾아봐도 잘 안나온다. 캐치해서 사인낸다. 정말 좋은 포수인 것 같다. 계속 선수 생활 같이 했으면 좋겠다. 

◆ 기대보다 잘 된 점? 또는 아쉬운 점?


잘 된 점은 실점 최소화다. 야구는 과정이 중요하지만, 결과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결과적인 점을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일단 결과가 좋다는 게 말도 안 되는 것 같다. 좋았던 점은 그것 인것 같다. 안 좋았던 점은 시즌이 재개, 중단이 반복되고 호텔에 계속 있어서 몸이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다. 올해는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본다. 다시 겨울의 몸으로 시즌을 치러야했다. 내년에 제대로 된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 한국과 달랐던 점이 있다면?

마음 가짐은 똑같았다. 한 경기에 모든 승패가 갈린다. 선수들 마음가짐, 타자들도 마찬가지다. 달라진 점은 코로나19 때문에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했다. 최지만은 3주 정도 밖에 못 나가고 있을 것이다. 포스트시즌 기간에는 코로나19가 걸리면 몰수패로 인정된다. 팀에서도 관리가 심했다. 음식도 사먹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 나는 고기를 안 먹고 선발 때 던지는 데, 미국은 고기 아니면 생선 구이다. 어려웠다.

◆ 운이 많이 따랐다는 평가가 있다.

좋은 경기를 하고 나오면, 운이 좋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운도 실력이다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이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서 운동하고 러닝했으니 지금 운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운이 없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운은 평균적으로 평등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운이 없을 때 실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겟다. 

◆ 조시 린드블럼과 선발 맞대결.

엔트리에 빠졌다가 첫 경기였다. 상대가 린드블럼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다른 팀 선수와 마주칠 수 없었다. 아쉬웠다. 한국에서 TV 보면서 알게 된 유명한 선수들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 경기 시작 전 캐치볼하면 마주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맞대결 선발투수와 인사하지 않는데, 그날은 손을 머리 위로 크게 들어서 안녕이라고 인사를 했다. 지인분들이나 한국 팬들이 세인트루이스에 오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 관련된 사람을 만나게 되면 반가웠던 것 같다.

◆ SK 와이번스를 관심 있게 봤을 것 같다.

2007년에 SK에 입단해서 13년 동안 그런 성적을 거둔 것을 못 봤다. 안타깝다. 도움 될 수 있는 게 있을까 생각도 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전화하기가 어려웠다. 부상자도 많았고, 2년 동안 우승권에 있으면서 무리를 해서 아픈 선수들도 있었다. 시즌이 거의 끝나가고, 지금부터 몸관리 잘해서 내년에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정, 김강민과 같은 선배들과는 통화를 했다. 전화를 하면서 내년에 좋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했다.

◆ 경기 못하고 있을 때 SNS 업로드

그 때는 정말 "내가 여기 왜 왔나" 싶었다. 나는 야구를 하고 싶어서 왔는데, 야구를 못했다. 우울하고 힘들었다. 그때 잘 버텨서 운이 따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운을 잡으려면 지금 버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버텼던 게 행운이 따랏다고 본다. 어떤 시련과 역경이 있어도 버텨내야 운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 양현종 김하성 등의 메이저리그 도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물음표에서 갔다. 아직 느낌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더더욱 느낌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 선수들도 같은 꿈을 꾼 선수다. 도전은 환영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강한 인상을 준 타자와 투수.

중부지구 선수들만 상대했다. 아직 같은 팀 선수들 지켜봤다. 폴 골드슈미트 같은 선수가 왜 연봉을 많이 받는지를 생각하며 지켜봤다. 메이저리그 선수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다. 노력하는 점들이 세계 최고다. 어떻게 하면 상대 팀 투수 공을 잘 칠지만 생각하는 것 같다. 왜 메이저리거인지 다시 느끼게 됐고, 나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다. 왜 사람들이 메이저리거를 인정하는지 알게 됐다. 나도 진정한 메이저리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세인트루이스는?

진짜 명문팀 답게 시스템이 잘 돼 있었다. 마운드에 서는 게 꿈이기도 했지만, 팀 전용기 타보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전용기를 타지 못했다. 일반 비행기를 타서 떨어져 앉아서 이동했다. 빨리 비행기를 타고 싶다.

◆ 시즌이 안 치러질 때 기량 유지 방안은?

캐치볼이 전부다. 운동 조건이 정말 암울했다. 세인트루이스에 넘어와서 운동 시설이 모두 폐쇄됐다. 실내 웨이트트레이닝룸, 야구장, 모두 폐쇄됐다. 정말 운동하기 힘들었다. 웨인라이트 집 마당이 넓었다. 마당에서 50m를 꾸준히 캐치볼할 수 있었다. 공원도 폐쇄를 했다. 조용히 몰래 가서 80m 캐치볼을 했다. 보안관 분이 웨인라이트 팬이었다. 그래서 캐치볼까지만 했다. 투구는 포수가 없어서 못했다. 시즌 시작 통보를 받고 나서 불펜 투구를 했다.

◆ 구종, 경기 운영에 대한 자신감?

가장 많이 느낀 건 콘트롤이 안되거나 자신 있게 공을 못 던지면 맞는 다는 것을 느꼈다. 가장 자신 있는 공을 완벽하게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 같다.

◆ 내년 각오

오늘부터 내년을 준비할 생각이다. 더 잘하기 위해 몸을 만들 생각을 갖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운이 덜 따를 수도 있다. 운이 조금 안 따르면 실력으로 ,실력이 부족하면 운으로 만들면서 좋은 성적 거두도록 노력하겠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미국에서 운동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스포티비뉴스=여의도, 박성윤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