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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과는 또다른 리더십, 이강철은 그렇게 kt의 새 역사를 썼다

네이버구독_201006 고봉준 기자 underdog@spotvnews.co.kr 2020년 10월 23일 금요일

▲ kt 이강철 감독(가운데)이 22일 잠실구장에서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한 뒤 코칭스태프와 기뻐하고 있다. ⓒ잠실, 한희재 기자
-kt의 사상 첫 가을야구 이끈 이강철 감독
-감독 무게감 내려놓고 선수들에게 다가가
-통솔력 약하다는 평가에도 굽힘 없어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현역 시절 그는 ‘기록 제조기’로 불렸다. 동국대를 졸업한 1989년 KBO리그 데뷔와 함께 15승을 거두더니 1998년까지 두 자릿수 승수를 꼬박꼬박 채우면서 지금도 깨지지 않는 10년 연속 10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기간 100삼진 이상씩을 매년 솎아내면서 역시 KBO리그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전설의 왕조’ 해태 타이거즈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150승 그리고 KBO리그 역대 3위인 152승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이강철(54) kt 위즈 감독. 현역 시절 숱한 대기록을 남긴 이 감독이 마침내 지도자로서 새 이정표를 세웠다.

이 감독이 이끄는 kt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17-5 대승을 거두고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지었다. 2015년 1군 진입 후 첫 쾌거. 지난해부터 kt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 역시 사령탑으로서 처음 가을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이날 경기 후 만난 이 감독은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해서 더 기쁘다. kt 역사에서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잘해줬다. 선수들이 1년 동안 애 많이 썼다. 전력분석팀과 스카우트팀을 비롯한 프런트도 정말 많이 도와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 2004년 9월 통산 150승을 달성한 KIA 이강철(오른쪽)이 KBO 이상국 사무총장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투수코치와 넥센 히어로즈 수석코치 그리고 두산 투수코치, 2군 감독, 수석코치를 역임한 뒤 지난해 kt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현재는 물론 KBO리그에서 몸담았던 역대 사령탑들과는 결이 다른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

통산 1위인 1554승과 더불어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을 달성한 ‘우승 청부사’이자 해태 시절 스승으로 모셨던 김응룡 감독과 SK 와이번스의 신흥 왕조를 구축했던 김성근 감독은 물론 현재 베테랑 사령탑으로 불리는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들은 모두 강력한 카리스마와 확실한 그립감으로 선수단을 통솔한다. 철저한 감독 야구를 표방하면서 자신이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지난해 사령탑 부임 이후 기존과는 리더십을 계속해 보여주고 있다. 현역 시절 남부럽지 않은 명예를 누렸고, 또 코치로서도 많은 우승을 차지해봤지만 이러한 과거의 영광을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선수들에게 자세를 낮추고 들어가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 2013년 넥센 이강철 수석코치(오른쪽)가 KIA 이용규에게 장난스레 다가가고 있다. ⓒKIA 타이거즈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단체 문자 전송과 같은 모바일메신저 활용이다. 이 감독은 지난해 7월 아깝게 10연승을 놓친 뒤 선수들에게 “우리는 kt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우리의 방식대로 일관되기 나아가자. 여러분이 곧 역사다”는 내용이 담긴 짤막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비록 kt는 지난해 가을야구 초청장은 따내지 못했지만, 이러한 소통은 올해까지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숨은 비결이 됐다.

모바일메신저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이 감독은 유한준(39)과 박경수(36) 등 고참 선수들이 속한 단체방을 통해 이따금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얼굴을 맞대고 전하기 어려운 대화가 이 단체방에서 이뤄진다. 대신 젊은 선수들에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전체 선수단을 초대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선 이러한 이 감독의 리더십을 두고 “그립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일반적인 감독답지 않게 유약하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실제로도 선수단 장악력 측면에서 아쉬운 장면이 드러날 때도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자신만의 리더십을 굽힐 생각이 없다.

그리고 지난해 선수들에게 “우리는 kt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었던 이 감독은 특유의 리더십을 통해 올해 kt의 진짜 새 역사를 써냈다.

가을야구 진출 확정 직후 고참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보낼지 고민해보겠다며 웃은 이 감독은 “이제 짐을 벗었으니 앞으로는 승부를 봐야 할 때 빨리 걸겠다. 또, 디테일한 부분을 최대한 신경 쓰도록 하겠다. 우리 선수들은 남은 기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이라고 믿는다”는 말로 순위 도약의 의지를 대신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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