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일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클래스는 있지만, 아직은 물음표다. 과거에 폭발력이 보이지 않았다. 가레스 베일(31, 토트넘 홋스퍼)은 회복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베일은 올해 여름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토트넘에 돌아왔다. 2013년 이적 뒤에 7년 만에 복귀였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월드클래스였던 베일을 데려와 한 단계 도약을 꿈꿨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부터 조세 무리뉴 감독이 원했기에 이해 관계도 맞아 떨어졌다.

문제는 몸 상태였다. 베일은 레알 마드리드 초반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와 'BBC 트리오'로 맹활약했지만, 지네딘 지단 감독 부임 뒤에 입지를 잃었다. 레알 마드리드와 관계가 틀어지면서 축구보다 외적인 취미에 집중하기도 했다. 여기에 잔 부상까지 시달렸다.

나이도 30대에 접어들었다. 7년 전 엄청난 속도로 유럽을 휘젓던 모습을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흘렀다. 과거 기량을 발휘하면 더할 나위 없지만, 완벽하지 않은 컨디션과 7년이란 공백이 발목을 잡았다.

웨스트햄과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교체로 출전했고, 23일 LASK와 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J조 1차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한 수 아래 팀이라 그동안 준비했던 몸 상태를 보여줄 기회였다.

클래스는 여전했다. 번뜩이는 왼발과 경기를 읽는 능력은 탁월했다. 맷 도허티 오버래핑 타이밍에 맞춰 슬쩍 패스를 찔러넣었고, 전반 26분에는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다. 에릭 라멜라에게 원터치 패스를 밀어 넣는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둔탁했다. 장점이던 스프린트에서 큰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측면에서 직선적인 스프린트를 해도 상대 수비에 곧잘 잡혔다. 후반 12분 전력 질주로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려고 했지만 좀처럼 가속도가 붙질 않았다.

토트넘 선수단도 아직은 베일의 스프린트를 100% 신뢰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전반 36분 역습 과정에서 베일이 손을 들며 오른쪽 측면으로 쇄도했지만, 도허티는 반대 전환을 선택했다. 손흥민이 스프린트를 시도할 때, 믿고 찔러주는 장면과 대비됐다.

몸 상태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아는 법이다. 베일도 완벽하지 않은 걸 인정했다. 경기 뒤에 "움직임이 뻣뻣하고 둔했다. 현재 내게 미니 프리시즌이다. 최고 속도 회복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최고의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좋았고 승리했다"고 말했다.

베일은 토트넘 선발 선수 중에 최저 평점을 받았다. 센스는 있었지만, 슈팅도 없었고 측면에서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해서다. 무리뉴 감독은 "7년 동안 선수는 변한다. 같은 선수가 아니라 다른 선수다. 베일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그렇다"고 했지만, 누구보다 컨디션 회복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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