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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이닝에 함축된 122이닝… 이건욱, 잠재력과 보완점 다 확인했다

네이버구독_201006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2020년 10월 23일 금요일
▲ 올 시즌 122이닝을 던지며 가능성과 보완점을 모두 보여준 이건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이건욱(25·SK)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 참가가 불투명한 선수였다. 지난해 말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다시 몸을 끌어올릴 시간이 부족했다. 구단도 2년 이상의 공백 탓에 조금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 외로 착실히 몸을 만들어왔다. 그 기세를 눈여겨본 1군 코칭스태프는 전격적으로 플로리다 캠프 합류를 지시했다. 그 선택은 결과적으로 올 시즌 SK 마운드의 한축을 설계한 중요한 결정이 됐다.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의 팔꿈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임시로 진입한 이건욱은 결국 시즌 마지막까지 로테이션을 지켰다.

올 시즌 전까지 이건욱의 1군 통산 등판은 3경기에서 2이닝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 122이닝을 던지며 사실상 풀시즌 체험을 했다. 성과는 명암이 뚜렷했다. 6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패전(12패)을 기록했고, 시즌 초반 안정적이던 평균자책점은 결국 5점대 중·후반으로 마무리됐다.

구위에 대해서는 눈도장을 받은 시즌이었다. 포심패스트볼 구속은 빠르지 않았다. 대다수가 140㎞대 초반, 최고 140㎞대 중반이었다. 그러나 이를 상쇄하는 공의 힘이 있었다. 수직 무브먼트가 좋아 타자가 볼 때는 구속 이상의 위력이 있었다. 공이 빗맞거나 맞아도 잘 나가지 않았다. 실전 감각과 밸런스가 좋지 않았음에도 막판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반대로 제구의 일관성이 떨어졌다는 것은 도드라지는 단점이었다.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의 편차가 컸다. 이닝마다, 타자마다 제구의 기복이 도드라진 것도 문제였다. 잘 던질 때는 쉽게 가다가도, 그렇지 않을 때는 볼넷이 속출하며 자멸하곤 했다. 차라리 아예 볼이 날리며 모를까, 좋은 모습을 보여준 직후 투구 내용이 180도 달라지니 답답함은 더 커졌다. 

그 122이닝을 함축해 보여준 경기가 바로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23일 인천 롯데전이었다. 이건욱은 이날 최고 145㎞의 포심패스트볼, 그리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다. 전날 홈런 6방을 몰아친 롯데 타선도 사실 이건욱의 공을 멀리 보내지 못했다. 이건욱은 이날 6개의 안타를 맞았는데 모두 단타였다. 위기 상황에서는 빗맞은 뜬공을 유도했다. 구속 이상의 힘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볼넷이라는 지뢰가 발목을 잡았다. 1회에 2개, 3회에 1개를 내줬다. 모두 2사 후에 나온 볼넷이었다. 결국 이닝을 제때 마치지 못한 이건욱의 투구 수는 71개까지 불어났고, SK 벤치는 4회 교체를 지시했다. 

체력이 문제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풀타임 첫 시즌을 맞이하는 다른 투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건욱은 5월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4, 6월 5경기에서 3.42, 7월 4경기에서 4.03을 기록했다. 그러나 8월 이후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 이것은 향후 꾸준한 몸 관리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 122이닝을 던지면서 쌓은 시즌 경험도 분명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볼넷 문제만 고친다면 10승에 도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반대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 선발 로테이션 재진입도 장담할 수 없다. 경쟁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건욱이 올해 발판을 밟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는 앞으로 1~2년의 노력에 모든 게 달렸을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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