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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대충해도 된다고? 고개 돌려, 윤희상을 보라

네이버구독_201006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2020년 10월 23일 금요일
▲ 시즌 최종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있는 윤희상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2020년 KBO리그 시즌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개 팀이 23일부로 모두 확정됐다. 21일 7위 롯데의 산술적 가능성이 모두 사라진 것에 이어, 23일에는 6위 KIA의 가능성도 지워졌다.

이제 팀당 남은 경기는 1~7경기 정도다. 144경기 체제와 견주면 극히 일부만 남아있는 시즌이다. 특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이 그렇다. 이 팀들은 이제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한다. 말이 쉽지, 남은 경기에 동기부여를 심어주기가 쉽지 않다. 그냥 무기력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상황을 경험한 선수들은 “끝까지 열심히 하자고 생각해도 긴장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하지만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는 선수들도 있다. 누군가는 내년 시즌을 기약하는 시기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애 마지막 1군 무대가 될 수도 있어서다. 윤희상(35·SK)도 그런 선수다.

SK의 우완 에이스로 이름을 날린 윤희상은 불운의 손가락 부상으로 시작된 부상 역사를 이겨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에는 오른 어깨 수술을 받았다. 신인 시절 한 차례 어깨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윤희상이다. 그 힘든 재활 과정을 알기에 어떻게든 어깨 수술만은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통증에 괴로웠다. 결국 선수 생명을 건 수술을 다시 받았다. 재기하든 은퇴하든 둘 중 하나였다.

그런 윤희상은 불굴의 의지 끝에 재활을 마치고 10월 4일 1군에 등록돼 3경기에 나갔다. 3경기에서 3이닝을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생각보다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윤희상의 1군 등판은 몇몇 사연을 만들어내고 있다. 윤희상 개인의 유종의 미는 물론, 윤희상의 투구가 선수단을 일깨우는 효과도 있다.

SK 고위 관계자는 “사실 1군 등록이 빨랐다”고 인정했다. 재활 후 퓨처스리그(2군) 등판이 충분하지 않았던 윤희상이다. 보통이라면 조금 더 2군에서 던지고 올라왔어야 했다. 그러나 윤희상의 투구는 단순한 투구 이상의 효과를 냈다. 이 관계자는 “윤희상이 투구를 통해 선수단에 포기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해줬다”고 했다. 

마음이 느슨해진 몇몇 선수들에게 주는 울림이 제법 컸다는 후문이다. 윤희상은 지금 연투를 할 만한 어깨 상태가 아니다. 2이닝을 던질 상태도 아니다. 하루 던지면, 이틀은 쉬어야 한다. 말 그대로 ‘정상’은 아니라는 의미다. 사실 해당일 던지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기합 소리까지 내며 마지막이 될지 모를 등판을 이어 가고 있다. 더그아웃의 선수들은 그런 윤희상을 보며 복잡한 생각에 젖어들었다.

첫 등판이었던 10월 8일 인천 두산전에서 SK 선수들은 윤희상의 투구 하나하나에 큰 박수와 환호성을 내질렀다. 마운드의 윤희상마저 경기 후 이를 또렷하게 들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렇게 윤희상은 동료들에게 뚜렷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언제나 다시 올 것 같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출장 기회가, 누군가에는 정말로 간절한 한 타석, 한 이닝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다.

윤희상은 23일 인천 롯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어깨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휴식차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SK 관계자는 “지방 원정은 동행하지 않고, 시즌 최종전(10월 30일 인천 LG전)에 다시 등록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때는 LG의 순위 싸움도 다 끝나 있을 전망이다. 어떤 식으로든 윤희상이 이날 경기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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